중환자실 간호사→서울아산병원 홍보맨
2011.02.14 03:09 댓글쓰기
통상 '간호사'라고 하면 환자를 돌보는 백의의 천사를 떠올리지만 간호면허 소지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알려진 것보다 범위가 넓은 편이다.

병원 내 심사팀에서 근무하거나 연구간호사로서 임상실험에 참여하고, 퇴직 후에는 민간보험회사나 의료분쟁조정위원회 등 유관기관으로 진출해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병원의 얼굴'로 불리는 홍보직에 도전장을 내민 경력 간호사는 어떨까.

올해 초까지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 소속 간호사였던 박성미 사원[사진]은 최근 홍보팀으로 명함을 바꾸고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마다 신문 스크랩하고, 보도자료 보면서 패턴 익히고… 많이 읽은 만큼 쓴다고 홍보팀장님이 강조하셔서 이것저것 챙겨 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해 말 병원 내 모집공고를 통해 서류전형, 면접을 거쳐 홍보팀 새 얼굴로 낙점된 박씨는 대외 활동을 주로 하는 언론홍보를 맡고 있다.

여중, 여고와 간호대학을 마치고 5년차 중견간호사가 되기까지 '남자를 구경하기 힘든' 환경에 있었기에 팀내 홍일점으로 대접받는 게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는 그다.

"제가 남자들과 일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요. 아무래도 여자들끼리 있을 때의 아기자기한 면은 떨어지지만 저로 인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박씨는 "중환자실에서는 주로 의사와 접촉하는 일이 잦은데, 홍보맨이 되고 나니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새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며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반짝였다.

업무 특성상 의사뿐 아니라 기자, 일반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기에 그가 직종을 바꾼다는 소식을 접한 한 수간호사는 "힘들겠다"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기자를 꿈꿨지만 우연한 기회로 간호대학에 진학하게 됐다는 박씨는 "신경외과 중환자실 분위기가 유난히 좋아 5년간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잘 아시겠지만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은 중증도가 높잖아요.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한 번도 의자에 앉지 못할 정도로 바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을 했다고 확신합니다."

이제 아산 홍보맨 한 달째. 소중한 간호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홍보팀원이 되고 싶다는 박성미 사원은 "알려지지 않은 간호계 뉴스도 발 빠르게 전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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