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턱없이 낮은데 무슨 간호 질(質)을 논하냐'
2010.09.02 21:53 댓글쓰기
"진료 표준화 등으로 인해 간호사 역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수가 개선 없이는 질적 개선 자체를 논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 이왕준 정책이사는 2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된 ‘환자권리 보장을 위한 간호서비스 구성방안 공청회’에서 “보건복지부에서 간호등급제를 시행해서라도 간호인력 수급을 해결하려는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 중소병원 등 다양한 현장에 있다 보니 간호서비스의 양과 질, 수가 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왕준 정책이사는 “현재 2700개 병원 중 약 70%가 7등급이다. 3등급을 의료법 기본 기준이라고 한다면 4~6등급은 의료법을 지키지 않는데도 간호등급 가산제를 주고 있는 형편이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가산을 주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 높은 간호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기엔 전반적인 수가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목소리다.

진료가 갈수록 표준화되고 의사들의 행위가 규격화됨에 따라 간호사 역할이 중요해지고 영역 역시 확장되고 있지만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기본적인 배경조차 충족치 못하고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호서비스가 좋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시장논리 때문에 간호사 급여 수준이 많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을 해결하기가 어렵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간호 수가 개선과 함께 각계 민간병원에서 개별적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기 보단 근본적인 부분을 짚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장기요양제도 및 보건교사 등 간호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중심의 대형병원들이 우선적으로 간호사들을 데려가는 등 절대적 간호 인력은 줄은 셈”이라면서 “당사자들 간에 전체적이면서 현실적인 시각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른바 장롱면허를 가진 간호사를 현장으로 도입하려는 다양한 방안이 제안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호사는 부족한 상황이란 진단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 황경원 사무관은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간호사 숫자가 반에도 못 미친다. 늘어날 수요는 분명 있다고 본다”면서 “가장 걱정하는 질적 부분에 대해서는 간호교육평가 인증을 거친 교육기관을 통해 충분히 보장한다면 간호사 인력 증원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소 간호사 인력 기준 법제화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선주 수석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개선돼야할 점은 의료법상 정원이 병상 대비 인원이 아니라 환자입장에서 보더라도 근무인력으로 환산하는 절차가 필요한 시기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선주 수석연구원 ▲대한병원협회 이왕준 정책이사 ▲환자복지센터 양봉석 소장 ▲대한간호협회 병원간호사회 손인순 이사 ▲조선일보 김동섭 기자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 황경원 사무관이 참석,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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