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16시간 야근, 하시겠습니까'(수정)
2010.09.30 13:00 댓글쓰기
일본에서 간호 3교대에 대한 대책으로 장시간을 압축적으로 근무하는 '16시간 야근제'가 도입됐지만 만성 수면부족과 이에 따른 건강 문제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 교대근무 시 월경 주기 등의 리듬이 파괴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유방암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본 노동과학연구소 만성피로연구센터 사사키 쓰카사(佐々木司)은 30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리는 병원 인력 확보 국제 세미나에 앞서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노동 강도가 높은 8시간 3교대 제도의 폐해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간호계에서도 수년간 지적돼온 문제다.

16시간 야근제는 준야근과 심야근무의 간격 시간을 0시간으로 설정, 연속근무를 시키는 극단적인 압축근무 형태를 말한다.

해당 제도는 야근 인원 배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야근 뒤에는 충분한 근무 간격 시간을 둬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외형상의 이유로 채택된 바 있다.

사사키 교수는 16시간 야근제가 간호사들이 야근 후 근무 간격 시간을 확보하는 생활성의 향상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건강성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잦은 야근을 하는 호스티스나 공장 노동자, 간호사가 야근이 없는 사무원이나 교사 보다 월경 불순,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간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경력을 지닌 간호사는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며 중도각성도 잦아진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간호 업무 특성상 감정 기복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점도 건강상 취약점으로 보고되고 있다.

사사키 교수는 "간호사들의 노동대상은 아픈 환자들이기 때문에 완쾌 퇴원(기쁨)이나 사망 퇴원(슬픔) 등에 감정 기복을 겪는다"며 "근래에는 환자·보호자들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폭언·폭력 등에 의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장기적인 건강 피해는 장시간 야근이 유방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10월 WHO IARC의 10개국 워킹그룹이 '야근 교대근무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덴마크 정부는 모든 간호사와 객실승무원 유방암 환자 38명에 대해 산재보상을 결정한 바 있다.

사사키 교수는 "16시간 야근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단기적인 건강 피해에 관한 연구는 점차 늘고 있지만 중장기에 관한 의견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간호사 2명이 과로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개선 방안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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