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간호학과, 복수전공 선택 '자유'
2009.12.27 22:06 댓글쓰기
주전공 외에 추가로 제2전공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복수전공 제도가 간호학과에서도 점차 발을 넓히고 있다.

간호학과 소속이면서 경영학, 영문학 등 다른 전공과목을 듣는 학생을 예전보다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때 남자간호사를 다룬 TV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아 간호학과를 택하게 됐다는 이남표 학생[사진](22·연세대학교)도 이 같은 케이스다.

수시전형으로 들어와서 다수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은 '모범생'으로 꼽히는 그는 졸업반이 되는 다음 학기부터 행정학을 복수전공할 계획이다.

이씨는 "고등학교에서 문과였기 때문에 입학할 때부터 문과적인 요소도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행정학 개론' 같은 수업을 들으면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가 얼핏 간호학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행정학을 아울러 전공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복수전공을 장려하는 학교 측 배려도 한몫했다.

간호학 필수 이수학점을 17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낮춰 상대적으로 다른 학과와의 연계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남자동기가 4명 있는데,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는 친구도 있고 졸업 후 경영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면서 "이전에는 전공 필수과목을 이수하는 것만으로도 빡빡해서 다른 데 신경 쓸 여유가 없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금남(禁男)구역으로 불리는 간호학과에서 이남표씨의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는 일은 다반사다.

그는 "남들보다 시험을 조금만 잘 봐도 다 소문나고, 작은 행동도 눈에 띄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남중·남고를 나와서 초기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여자동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후문이다.

이남표씨는 연세대학교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교육원이 맺은 멘티-멘토 협약에 따라 간호 연구프로토콜 개발을 보조하는 역할로 방학을 보낼 생각이다.

평소 공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주전공인 간호학과 산업 현장을 연계할 수 있는 진로를 탐색 중이라고.

이씨는 "간호학을 배우면서 느끼는 점은 환자의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것을 다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소명의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진로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간호의 손이 미치는 일을 한 번씩은 다 경험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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