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男) 간호사, 성 초월해 다시 태어난다'
2010.01.19 21:48 댓글쓰기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이 겪는 적응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을 초월해 다시 태어나기’라는 흥미로운 분석이 제시됐다.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간호학과에 들어와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심각하게 남녀 차이를 인식하게 되고, 점차 동료로 함께 생활하는 법을 익혀 진정한 간호학과 학생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목포가톨릭대학교 박영례 교수(간호학과)는 최근 기본간호학회지에 게재한 ‘남학생의 간호학과 적응과정’이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남학생 수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00년 455명에 불과했던 남학생 수가 2003년 938명, 2006년 2021명, 2008년 4537명 등으로 훌쩍 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간호 분야에서 남성들은 정보와 지지 부족, 남자교수나 선배와 같은 역할 모델 부족, 불평등한 실습기회와 조건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박영례 교수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졸업반에 해당하는 남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자들은 도입기-격동기-조정기-적응기의 4단계 과정을 거쳐 학과에 적응에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우선 취업 등 다양한 이유로 간호대학에 진학하지만(도입기) 여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실습에서 존재감이 상실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격동기).

격동기를 거치면 점차 성별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대처방법을 찾아가다가(조정기) 간호학과에 다니는 목적의식을 재확립하고 미래에 대한 포부를 새롭게 확립해 나가게 된다(적응기).

박 교수는 간호학과에 남학생들이 늘고 있는 만큼 강의실 분위기나 임상실습, 학생지도 및 기타 대학생활에 많은 변화가 올 것에 대비, 성의 통합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을 중심으로 한 지금까지의 간호교육방법에서 벗어나 소수 남학생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생활지도와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중매체에서 남자간호사에 대해 부적절하게 묘사된 부분은 올바로 수정해주고, 임상에서 남자간호사들이 갖는 강점 및 비전 등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그들의 학과적응을 증진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박영례 교수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남자간호대생들이 성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학과에 잘 적응해 간호에 대한 신념을 확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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