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반대 '의료기사 단독개업' 향배 촉각
2010.03.19 22:10 댓글쓰기
최근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단독개업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법안을 발의한 이종걸 의원실은 "오랫동안 논의된 사항으로 이번 18대 국회에서 다시 공론화하자는 뜻"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법안의 또다른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여서 실제 입법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의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 등이 발행한 처방전 또는 의뢰서에 따라 해당업무를 행하도록 하고, 진료과정에서 환자에게 의료기사의 업무가 필요한 경우 처방전이나 의뢰서를 작성해 환자에게 내주거나 발송하도록 했다.

특히 의료기사 또는 지방자치단체만이 의료기사 업무시설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기사 면허종별에 따른 업무시설 인정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의료기사의 단독개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이하 의기총, 연합회장 박래준)은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단독개업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 초안을 마련 중이었다.

의기총이 마련한 법안은 단독개업 조항은 이 의원의 발의한 내용과 동일하고, 세부 조항에서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기총은 또 현재 복지부가 관련 TF를 구성한 만큼, 정부 차원의 논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박래준 연합회장은 "자체적으로 법안을 마련 중이던 상황에서 이종걸 의원의 법안이 발의돼 공론화가 빨라졌다"며 "의료기사의 전문성이 높아진 만큼 타당한 내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연합회장은 "복지부와 이미 한 차례 TF회의를 갖은 바 있어 정부기관이 나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오래전부터 논의한 사항이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며 "의료기사는 명백히 의료인이 아니며, 단독개업 역시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법안 꺼리는 복지위…입법과정은 불투명

단독개업이 물리치료사를 비롯한 의료기사단체의 최대 숙원사업이지만 현실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이종걸 의원실이 이 법안에 대해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의원실의 서명을 받는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 법안에 서명한 곳은 민주당 최영희 의원실이 전부인 상황이다.

이종걸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대 직능단체인 의협이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복지위 의원실 입장에선 껄끄러운 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실 역시 해당 지역구인 안양시의사회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은 그러나 "지난 17대 국회에서 논의된 바 있으며, 법안 취지는 타당하다고 생각해 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 법안을 통과하기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의기총은 대안으로 '의료인 편입' 정책을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의기총 입장에선 향후 꺼낼 카드가 거의 없는 셈이다. 복지위 차원의 법안 논의과정도 순탄치 않다.

이에 대해 박래준 연합회장은 "현재 구도상 어려운 상황이 것은 맞지만 큰 틀에서 의협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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