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상정 국제의료법 심의 '설전'
어떻게든 진도 빼려는 여당 vs 법안 근간부터 지적하는 야당
2015.11.19 20:00 댓글쓰기

경제활성화 핵심법안인 '국제의료법' 윤곽이 드러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이 제출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발의한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통합한 정부 수정 법률안을 상정했다.

 

당초 시민사회단체 및 의료계가 우려했던 보험회사의 환자유치 조항 및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문구가 모두 삭제됐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각자의 신념과 소속 정당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격렬히 부딪쳤다.

 

野 "국제의료법, 국가・국민 아닌 업자들 법안"

 

포문은 새정연 남인순 의원이 열었다. 남 의원은 법안 명칭부터 정의, 목적은 물론 국가 책무로 정한 '내・외국인 건강보호', '환자 유치・유인' 등 조항의 문구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외국인의 건강보호를 국가 책무로 정할 경우 국가를 상대로 한 국제소송의 빌미가 될 소지가 다분하며 국격에 어긋나고 의료법상 불법으로 규명한 환자유인행위를 당연시하는 문구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여기에 같은 당 김성주 의원은 '법철학과 정신'을 거론하며 국제의료법을 '업자들의 법'으로 정의하고 근본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인류 건강과 환자 권익을 보호하는 의료법의 기본원칙과 달리 의료를 상업적 수단이자 돈벌이 도구로 전락시킨 법안이란 비판이다.

 

김성주 의원은 "정의부터 의료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법"이라며 "의료라는 이름을 달고 가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이런 법인지 상상도 못했다. 진지하게 토론해보자던 당초 입장조차 회의적"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아울러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도 이었다. 그는 "불법 브로커로부터 외국인 환자들을 보호하고 해외진출 시 국내 의료기관들의 피해를 국가가 지원하는 법이라고 정부와 여당이 설명했는데 하지만 이 법은 업자들의 법안"이라며 근본적인 접근부터 문제 삼았다.

 

 

與 "문제 있다면 수정하고 가자"

 

반면 여당과 정부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다. 거친 문구와 표현, 잘못된 단어와 부족한 철학 모든 점을 수용할 테니 법안은 통과시키자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국제의료법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관광・쇼핑・의료를 아우르는 종합서비스를 육성할 수 있는 법"이라며 국가와 경제적 차원에서 봐 달라는 뜻을 전했다.

 

여당 소속 신경림 의원 또한 "수정안에 언급된 단어 등 문제점은 있지만 오고가는 환자들 관리나 보호를 할 수 있는 법안이 없는데다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법안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문정림 의원은 "당초 법 자체가 지원법이다. 의료법과 달리 법안은 관리감독과 규제 외에도 규제완화와 지원에 대한 내용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공성을 해치는 요소와 보건의료체계에 미칠 문제는 검토해야 하지만 지원을 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명수 의원은 "돈벌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점은 문제"라며 "법은 현실 또한 반영해야한다.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국내외 문제를 함께 담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수정하라"고 보건복지부에 주문했다.

 

이어 "당과 정부의 요구에 앞서 법안의 필요성을 느껴 이름을 걸고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을 보고 입법해야한다. 충분히 다듬고 논의하자"면서 적극적인 수용의사와 강한 법 제정의지를 함께 내보였다.

 

양면성 띤 국제의료법 병합수정안

 

첫 등장부터 논란의 중심에 선 국제의료법의 병합수정안은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란 이름하에 보건의료산업 성장 촉진, 내・외국인의 건강 증진 및 국가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수정안은 ▲국외 의료기관 설치 및 해외진출을 위한 국내 법인설립 ▲국외 의료기관 운영컨설팅 및 위탁경영 ▲보건의료인 및 의료기술, 정보시스템 등의 파견 및 이전・제공 ▲화장품 등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부수적 요소의 제공 등을 '의료해외수출'로 규정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의 수립 및 관련 규제 완화를 명시했다.

 

'외국인환자 유치활동'으로 ▲의료기관 외의 진료계약 소개・알선・대리 ▲의료기관의 진료계약 체결 ▲그 밖의 정보제공 및 교통・숙박 알선 등 진료에 필요한 서비스로 정의하고, 국민의 기본적인 보건의료 수요를 형평에 맞게 충족시키도록 노력하며 감염병 및 의료사고 예방 등 내・외국인의 건강을 보호하도록 하는 국가적 책무를 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의료인 간 원격의료 ▲특정 지역에서의 외국어 의료광고 ▲중소기업에 준하는 금융 및 세제지원 ▲정보 및 협상・협력, 홍보, 전문인력 양성 등의 제공 ▲외국인환자 우수 유치기관 선정 및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도록 했다.

 

아울러 해외환자 유치로 인한 국내 환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해외환자 유치 비중을 5%로 제한하고 의료광고 등에 대한 심의와 지정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만약 해외환자 불법유치 및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시정명령 및 등록취소 ▲유사명칭 사용금지 ▲과징금 부과 ▲제한적 신고포상금 등을 부과하기로 하고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정책심의위원회를 두고 국회가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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