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간호대생 2000명 '엄지척' 응원 물결
SNS서 격려 사진 공유, '헌신·희생으로 코로나19 극복토록 힘 보태'
2020.04.17 19:3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병원 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며 한 달여 동안 집에도 못가며 환자를 돌보고, 방호복에 땀범벅이 되는 것을 넘어 고글과 마스크 자국이 얼굴에 영광의 상처로 남아 있고···.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된 만큼 간호사들의 고생담도 끊임없이 전해지는 가운데 간호사가 간호사를 위해 응원에 나섰다. 3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인스타그램에서는 코로나19 현장의 간호사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약 2000명의 간호사들과 간호대생들이 응원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든 자신의 사진을 공유했다. 2000개의 응원 글은 코로나19 최전방에서 맞서 싸우는 스스로와 다른 간호사들에게 큰 힘이 됐으며, 200만원의 성금도 대구·경북지역 간호사들에게 전해졌다. [편집자주]

캠페인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은 대구·경북 지역 파견 간호사로 자원, 가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코로나19 현장을 몸으로 겪고 돌아온 오성훈 간호사다.

유휴 간호사로 1년 정도 쉬는 중이었던 오성훈 간호사는 의료인이 부족하다는 대한간호협회의 긴급 호소문을 보고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구·경북 파견 간호사로 지원했고, 청도대남병원과 안동의료원에 배정받아 약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돌봤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실감나지 않았던 코로나19 현장 간호사들의 헌신은 예상보다 훨씬 숭고했다.

오성훈 간호사는 “솔직히 의료진이 이 정도까지 목숨을 걸고 희생과 헌신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삶을 내어바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의료진을 보니 두 뺨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오 간호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현장의 간호사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보호복을 입고 벗는다. 보호복을 입으면 5분도 채 되지 않아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마스크와 고글을 장시간 착용해야 하기에 얼굴에 상처와 트러블이 날 때도 있지만 그저 밴드를 붙여가며 묵묵히 일할 뿐이다.

오 간호사는 “어느 간호사는 4월에 예정됐던 결혼을 끝까지 코로나와 싸우겠다고 6월로 미뤘다. 50대 노장 간호사는 행여나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14층 아파트를 걸어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듯 실제 현장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간호사들이 헌신과 희생으로 매일 매일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 알게 됐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환자들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성훈 간호사는 본인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먼저 간호사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직접 적은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3월 10일 캠페인을 시작했다.

‘#NURWAYS_WITH_YOU’, ‘코로나 최전선에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는 간호사를 응원해주세요’와 같은 문구를 직접 적은 종이와 함께 코로나19 현장의 간호사들을 격려하는 응원글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또한 게시글에서는 본인 이외에 캠페인 동참을 원하는 간호사 혹은 예비간호사 3명 이상을 지목했으며, 지목을 받은 사람들은 48시간 내에 응원글을 올리도록 했다.

약 20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3월 31일까지 총 1450명의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이 참여했다. 종료일이 지난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캠페인이 진행돼 4월 중순까지 약 2000여 명이 간호사 응원 캠페인에 동참했다.

캠페인이 간호계에서 이슈화되면서 간호사 개인 혹은 기업의 후원 문의도 이어졌다.

캠페인을 주도한 오성훈 간호사는 "캠페인 시작 전에 약속한대로 공유 게시물 1개당 500원씩 총 75만원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현장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간호사 쇼핑몰 너스키니에서 75만원을, 개인 간호사가 50만원 후원하겠다고 연락해 총 2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오성훈 간호사는 후원금 200만원으로 응원물품을 구매해 4월 14일 현재 가장 도움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대구동산병원에 전달했다.

대구동산병원 파견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현아 간호사는 “이 곳에서 다시 한 번 간호사분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알았고,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움과 후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는 걸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성훈 간호사는 “요즘 코로나가 잠잠해 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의료지원 현장에서는 많은 의료진이 아직도 땀흘려가며 생명을 담보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는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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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형 04.18 17:24
    대한민국이 다시 건강해지는 그 날까지 좀만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마음만은 항상 같이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합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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