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에 바란다!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장 '필사즉생 필생즉사 각오로 나서야”
2014.07.16 21:36 댓글쓰기

[특별기고]지금 의료계는 역대 최대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불신임 이후 난국 속에서 제38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추무진 후보가 당선됐다.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으로서 새로운 수장이 들어선 만큼 당면해 있는 현안들을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사실 개원의들의 삶은 갈수록 고달파지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2001년 의원급이 건강보험재정에서 차지하는 급여비는 32.8%에서 2013년에는 21.8%로 급격히 줄었다. 의약분업 이후 급여비 비중은 연간 1%씩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의원 수는 1만8천여개에서 3만여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인건비는 100% 증가했고 임대료와 의료기기 리스비용 등도 역시 크게 늘어났다. 개원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매년 의사들 중 10명 정도가 경제적인 이유로 자살을 하고 있다. 의대와 전공의 등 긴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나온 의사들이 부딪히는 열악한 현실을 정부가 이해해야 하지만 간극은 너무나도 커 보인다.


매번 심평원으로부터 삭감을 당하고 현지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개원의들은 불안에 떤다. 행여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자꾸만 위축된다. 부디 추무진 회장은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총력을 쏟아 의사들이 자존심 구기지 않고 평범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


여기에 의료계 앞에 당장 떨어진 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바로 원격의료와 영리 자법인 추진 등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의원들이 노환규 전회장의 불신임에 동의한 배경 중 하나도 준비되지 않은 원격의료의 졸속 시범사업 시행이었다.


중요한 것은 회원들의 원격의료에 대한 거부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결국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에 원격의료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만 주게 될 수도 있다.


추무진 회장은 회원들의 이 같은 거부감과 정서를 읽어야 한다.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의료계로서도, 추 무진 회장으로서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의사협회 회장이라는 자리는 결단코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임기가 10개월이라 다소 짧은 기간이지만 그 동안 ‘지역-직능-직역’ 간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2년 간 의료계는 둘, 셋으로 갈라지고 서로 간 공격과 비난은 지나칠 정도로 난무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의료계가 하나로 뭉쳐 힘을 모을 수 있을 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개원의, 봉직의 또 교수와 전공의, 의협과 병협, 병원과 의원 그리고 정부와도 화합할 수 있어야 한다. 회원들은 이 같은 화합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기에 추무진 회장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노환규 전 회장이 불신임 당했을 때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는 점을 추무진 회장은 정확히 가늠해야 한다. 의사협회 역사상 최초로 탄핵이 가결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나아가 의료계 내 의견을 신중하게, 정확하게 수렴하는 과정은 임기 내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그 대상이 젊은 의사들일 수 있고, 중간 역할을 하는 허리일 수도 있다. 물론 원로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 역시 필요하다.


이 같은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추무진 회장은 대국회, 대정부 활동을 함에 있어 지혜를 펼쳐야 한다. 지금 개원의들은 어떠한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염원하고 있다.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 나가기 직전에 쓴 휘호다. 혼자 살려고 하면 모두 다 죽는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부디 그것을 고민하고 찾길 바란다. 의료계 모두 한 마음으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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