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수가인상 '외과 전공의 유입' 최후 보루
지원율 추락 저지…교수들 '전공의에게 혜택 안돌아간다고? 아니다'
2013.08.01 12:55 댓글쓰기
외과

[기획 1-2]전공의 기피과로 이미 십 수 년 전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외과는 이번 수가 인상 이후 어떠한 변화를 겪었을까. 수련병원 교수들은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상폭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200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30% 수가 인상을 받은 외과의 분위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그것마저도 없었더라면 어떻게 될 뻔 했는가’이다.


즉, 전공의 지원율이 확연할 정도로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지원율 감소만큼은 막았다는 것이다. 주요 병원 외과 교수들은 이 같은 측면에 공감대를 피력했다.


서울대병원 서경석 교수는 “외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장려 정책이 꾸준히 전개돼야 한다”며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병원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외과 관련 사업의 추진 속도가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서경석 교수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복지 혜택은 물론, 외과 간호인력 확충, 임상연구 진행 등에 소요되는 자금이 일정 부분 숨통을 트이게 됐다.


경희대병원 이길연 교수는 “외과 수가 인상이 도움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적인 전공의 지원 숫자는 비슷하지만, 그런 제도조차도 없었더라면 지원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규모가 작은 병원까지 효과를 보려면 흉부외과 수준(100%)으로 늘려야 한다”며 “100%로 한다고 해도 예산상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전공의 교육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현행 30%에서 더욱 늘려야 한다는 데는 서울성모병원 박조현 교수 역시 동의를 표했다. 특히 박조현 교수는 일각에서 소위 말하는 ‘빅5’ 병원이 수가 인상의 혜택을 톡톡히 봤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박조현 교수는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기보다는 해당 제도가 있어서 그나마 유지된 측면이 있다”며 “‘빅5’ 병원은 엄청난 수익을 봤을 것으로 관측하지만, 30% 자체가 높은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서경석 교수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직5’ 병원에 쏠렸다는 통계적 수치 등을 아직까지 접해본 적이 없다”며 “외과 현실을 반영한 제도였기 때문에 지방 대학병원들도 분명 혜택을 봤을 것”이라고 박 교수 주장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주재균 교수는 “‘빅5’ 병원 집중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현행처럼 30%를 일률적으로 책정하기 보다는 각 병원의 정확한 실태 파악을 실시한 후 차등적용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반론을 펼쳤다.


대한외과학회 부총무인 경희대병원 이길연 교수는 “지원이 늘었지만,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이 더 큰 파이를 가져가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지방병원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술 건수에 비례해서 주는 방안이 아니라 제도 도입 당시 논의됐던 병원별로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수술 당사자에게 직접 주는 방안 등 폭넓은 시각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한 때 인상된 수가의 활용처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급 등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공의 정원 감축 또는 아예 수가 인상분 폐지까지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2009년 도입 이후 4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대학병원급 교수진이 느끼는 실상은 정반대였다. 중소병원의 경우라면 상황이 다를지 몰라도 대학병원만큼은 전공의와 외과 자체 운영기금으로 철저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양대병원 권오정 교수는 “70% 이상이 전공의 복지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작은 병원이라면 모를까 대학병원이 수익에만 치중한다고 보는 시각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발끈했다.


중앙대병원 박성준 교수 역시 “외과 수가 인상분에 대한 전문의 복지혜택 제공을 위해 병원 본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 자체 수익을 늘리기 위해 30% 인상분을 전부 다른 분야에 소모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전공의 복지혜택으로만 수가 인상분을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학병원급에서 발생된 수가 인상분을 모조리 전공의 복지 혜택으로만 쓴다는 것도 ‘외과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보자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경희대병원 이길연 교수는 “수술을 하면 전공의 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도 참여하는데 반드시 전공의에게만 수가 인상분을 활용해야 되는가”라며 “제도 도입 본연의 취지에 맞게 외과를 성장 ·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분을 전공의 뿐만 아니라 외과의 다른 영역에 활용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과제는 ‘수가인상 폭 확대’ & ‘철저한 감시’


수가 인상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및 지원 확대 방안 마련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또한 수가 인상분의 적재적소 활용 여부 감시는 정부의 몫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중앙대병원 박성준 교수는 “다행히 외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인력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외과 활성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양대병원 권오정 교수는 “외과와 흉부외과는 나중에 개원을 하게 될 경우 그 동안 배운 지식을 활용하기가 상당히 제한된다”며 “이와 같은 특성을 십분 감안해 외과가 정체되지 않을 수 있도록 수가 인상률은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서경석 교수는 “분명히 개선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10년 이상 수가 인상 제도를 지원해 나가야 한다”며 “일부에서 수가 인상분을 다른 용처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년 전부터 보건복지부는 수가 인상 제도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제도 변화에 대해 결정된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며 “그러나 도입 취지에 맞게 병원별로 수가 인상분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는지 점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수가 및 지불제도 개편’ 국정과제 결과가 11월쯤에 도출된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공개할 내용이 없지만, 자료가 모이는 대로 개편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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