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오는 환자 유입경로 '변화'
과거 지인 소개·입소문 위주였다면 현재 광고 영향 높아져
2012.10.12 12:02 댓글쓰기

[기획 1]강남대로 버스 중앙차로를 달리는 버스 2대 중 1대는 성형외과 광고라고 얘기할 정도로 눈에 많이 띈다. 아예 버스 전체를 광고로 씌운 랩핑 광고까지 등장했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경기장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병원광고는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다. 교차로의 LED전광판, 옥외설치물, 라디오 및 버스안내 등 예전 오프라인 형태에서 최근에는 SNS, 인터넷 검색 광고 등 의료기관의 광고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최근 개정되거나 도입되는 의료법으로 병·의원을 유지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개원 후 특별한 광고 없이도 병원을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2005년 의료광고 규제에 대한 위헌 판결 이후 다양한 형태의 의료광고 등장과 함께 소비자의 병원 선택에 있어 광고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기관 광고시장은 팽창해 과열 조짐을 보이고 허위·불법·편법 광고 등 과다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비영리목적의 병원이 왜 거액의 금액을 들여서까지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속내를 들여다봤다.

 

“개원 전부터 광고해야” 신생병원 광고 필수 전략     


과거에는 개인의원에서 광고를 한 경우가 드물었다. 보통 지역민이나 지인 등의 소개를 통해 병원을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의료광고 규제에 대한 위헌 결정 이후 새로 개원하는 병원에서 환자유입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진행, 의료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함에 있어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오랜 시간 터 잡은 선배병원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광고가 제일 빠른 방법이라는 것이 후발주자들의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원을 하기도 전부터 광고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한 A원장은 개원 2개월 전부터 지역 마을버스와 버스정거장에 ‘12월 00산부인과 OPEN’이라는 개원예정 광고를 게재했다.


A 원장은 “개원 전부터 지역민들에게 홍보를 해야 찾아오기 때문에 신생병원에서 광고는 필수”라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한 B원장은 “지역 특성상 병원 임대료가 너무 높아 대로변에 개원하기는 쉽지 않았다. 만약 광고를 하지 않았으면 문의 전화도 없었을지 모른다”면서 광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B 원장은 “요즘 워낙 광고를 많이 하기 때문에 광고를 하지 않는 병원은 자칫 실력이 없는 병원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면서 경쟁력을 갖기 보다는 병원 운영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광고는 필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성형·피부환자 타깃 맞춤광고…온라인 선호


광고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의료기관 광고도 쏟아지고 있다. 우후죽순 넘쳐나는 광고 중에서 의료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광고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의료기관은 주 타깃층을 정해 공략한다.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은 이미지광고 위주의 스타교수를 내세워 홍보를 한다. 척추전문병원에서는 운동선수들을 모델로 한 건강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성형외과나 피부과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문구를 활용한 패턴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특정 타깃을 정하지 않고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문구로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척추전문병원은 주 타깃층을 50~60대로 잡고 온라인 광고보다는 오프라인광고의 비중을 높이고 축구월드스타 박지성, 천하장사 이만기, 역도선수 장미란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포츠 스타를 내세운다.

 

성형외과나 피부과는 20~30대를 주 고객층으로 인터넷이나 SNS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고객과 소통을 중요시 한다.    
 

G척추전문병원 기획홍보실 관계자는 “척추전문병원의 주 타깃이 50~60대이기 때문에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광고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허리 아프면 000병원’이라는 인식을 시키기 위해 버스광고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의료광고 증가 추세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피력했다.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의원 K 실장은 “성형외과의 치열한 경쟁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면서 “성형외과가 지하철이나 버스, 인터넷 키워드, 검색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하는 이유는 고객생활 깊숙이 침투해 무의식중에 친숙함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 실장은 “환자들은 익숙한 것에 더 많은 신뢰를 갖기 때문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고 잘 아는 것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 광고를 한다. 또 이렇게 유입된 환자가 오히려 더 깔끔할 때가 많다”면서 “지인의 소개로 유입된 환자는 할인요구나 컴플레인도 더 많다”고 전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환자유입 경로도 달라지고 있어 의료기관 경영에 있어 광고·홍보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광고 200억 ‘훌쩍’…의료광고시장 ‘확대’


의료광고는 일반 기업광고와 달리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아야 진행할 수 있다. 실제 의료광고심의위원회로 접수되는 신청 건수를 살펴보면 2007년 4909건에서 2008년 5971건, 2009년 4864건, 2010년 4687건으로 2011년 5005건, 2012년 상반기 2853건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등 심의대상이 확대된 8월 5일~9월4일까지 한 달 간 심의한 건수는 무려 2483건이나 된다. 상반기 실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8월부터 심의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월 500여건에서 2500여건으로 급증, 평소 주간 접수건수가 120~130건에 그쳤다면 확대적용 이후 500건이 접수되는 등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매체가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 매체로 확대된 이후 폭증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심의위원회 한 관계자는 “사전 심의대상이 인터넷과 SNS 등 온라인매체로 확대되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보기가 힘들 정도”라면서 “광고심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리서치애드의 제약 및 의료업종의 광고 금액 및 광고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2515건에서 2009년 4247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2010년에는 1만1336건으로 급증했으며 2011년 9669건으로 증가추세가 잠시 주춤하더니 올해 7월까지 8868건으로 다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12년에는 1만5000건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광고금액 역시 2008년 127억 원에서 2009년 169억 원, 2010년 259억 원, 2011년 232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는 223억9320만원으로 집계돼 400~500억이 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제기된다.


이는 리서치애드에서 기계적으로 클리핑, 분류 및 통계 처리된 자료로 실제 광고 집행과 금액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증가 추세는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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