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올인하는 의료계 그 허와 실
2012.10.17 11:28 댓글쓰기

버스를 타면 버스 내부의자 등받이에 성형외과 광고가 있고 내리는 문에는 안과병원 광고가 걸렸다. 다음 정거장을 안내하는 방송에는 척추관절전문병원광고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광고 역시 성형외과다. 잠시 신호대기로 정차한 버스 앞 LED 전광판에는 척추전문병원 광고가 나오고 버스중앙차선에는 성형외과 광고를 단 버스가 스쳐간다.


이렇듯 길을 걷는 사람이나 버스를 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병원광고를 접했을 것이다. 특히, 척추전문병원 광고에는 축구 월드스타 박지성을 만날 수 있다. 전직 천하장사 이만기와 역도선수 장미란도 같은 병원의 홍보대사다.


왜 이렇게 의료기관의 광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일까? 특히, 월드스타 박지성은 섭외비만도 10억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돈다. 대학병원도 아닌 중소병원에서 한 명의 모델섭외비 10억 원이 넘는 것에 부러운 시각도 있지만 매출보다 광고비가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 역시 높다. 왜 의료기관, 그것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곳에서 이런 거액을 들여 광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하나, 장기 만성화된 불황과 포화상태에 이른 병·의원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광고가 나가면 전화 문의가 늘어나는 등 효과는 뚜렷이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광고 후 환자 수치를 분석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유입경로 조사를 보면 광고를 보고 온 환자가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비급여항목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안과, 척추.관절 등의 경우는 광고효과에 기댈 수밖에 없다.


급여항목일 경우 환자 유입 수에 따라 일정한 매출이 더해지는 반면, 비급여 항목의 경우는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매출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환자 유입이 늘수록 수입 증대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성형외과의 경우 광고 게재 후 유입된 신규환자의 쌍꺼풀과 코, 양악수술 등 수술부위가 넓은 한 명으로도 광고비가 빠지기 때문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한다. 


안과병원 한 관계자는 “키워드 검색 광고나 온라인 배너 광고 등을 진행하는 시기에는 상담직원을 늘려야 할 정도로 문의 전화가 늘어난다.


이렇게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기 때문에 일시적이지만 광고를 집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형외과의 경우 “메이저라 불리는 성형외과도 엄청난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곳은 더 많은 광고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효과를 떠나 광고를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전했다.


광고 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광고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인터넷 광고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기존 방송이나 인쇄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시장이 침체에 빠져가는 것에 비하면 인터넷쪽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고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광고효과도 빠르고 높다”면서 “실제 네이버 지식인 같은 카테고리에서 건강자문 의사를 위촉하는 것도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감안한 것이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피력했다. 
 
광고발 먹히는 기간 일시적…투자대비 수익은 과연?


그러나 시쳇말로 ‘광고발’이 먹히는 기간은 한정돼 있고, 효과가 미비할 경우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광고를 보고 찾아온 장거리 환자일 경우 기회비용 만큼 기대감이 커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주변에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 병원 이미지를 흐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와 다음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느낀 의료기관 평(評)을 서슴없이 하고 이를 접한 이용자들은 이 내용을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또한 광고비로 지출되는 투자비 대비 신규환자 유입은 어느 정도이며 그로인해 매출 상승까지 이어지냐는 것이다.


척추전문병원 한 관계자는 “어느 병원에서는 박지성을 메인모델로 광고하고 있는데 박지성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섭외비만 10억 원이상이라는 말이 돈다”면서 “광고비 대비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부과를 운영하는 한 원장은 “광고 등을 통해 환자가 찾아갈 경우 그에 따른 기대치가 있는데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미치지 못하면 안티그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체 피부과 시술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한 원장도 “최근 뷰티 멘토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광고를 하는 로컬병원이 많은데 이를 보고 찾은 환자들은 일반 환자보다 훨씬 바람도 크다. 이러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의사 능력과 서비스, 시설, 이미지 등 여러 요소가 있어 이를 다 충족시키기 어려워 해(害)가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광고는 유입수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지만 환자가 요구하는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거나 재이용 의도가 낮아지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환자들의 의학적 지식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 볼 때 광고내용에 홍보문구를 강조하기 보다는 실증적 데이터를 충실히 해 환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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