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육성- '스타의사' - 밖으로는 초빙 경쟁
홍보대사 등 광고 어려운 병원들이 생각해낸 묘책
2012.10.19 11:40 댓글쓰기

타 분야보다 많은 법적 제약, ‘의료는 공공재’라는 국민 정서는 대형병원이 광고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다른 병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이에 의료계가 마련한 묘책이 바로 ‘의사의 스타화’와 ‘홍보대사 활용’이다.


특히 스타의사 한 명의 역할은 단순 환자 증가 그 이상이다. 홍보대사 위촉은 연예인, 또는 사회 저명인사가 가진 인지도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실제 유명 병원에는 3분 진료를 위해 적어도 한 달 이상을 애타게 기다려야 하는 의사가 있다. 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그가 집도하는 수술을 받으려면 최소 3달 대기는 기본이다.


대개 내로라하는 스타 의사가 병원을 옮기면 그의 환자 중 80~90%는 병원을 옮긴다. 규모를 키우거나 신축하는 병원에서 스타의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대학병원 수장들이 “안으로는 스타교수 만들기, 밖으로는 스타교수를 영입하기에 힘을 쏟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 유명 의대교수가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뉴스 이면에 아파트, 차량과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는 소식도 간혹 들린다. 특정 치료분야 대가의 경우 그를 위한 진료시설, 특화병원을 짓기도 한다.


이와 함께 병원에서 직접 스타의사 양성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 말하는 가장 손쉬운 스타의사 만들기는 방송 출연이나 언론 노출이다.

 

최근 지상파 방송 뿐만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에서까지 의사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은 병원으로선 호재다.


의학적 지식을 요하는 시사프로그램에서부터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쇼, 예능프로그램까지 범위도 다양해졌다.


한 케이블채널의 방송작가는 “병원이 의사들의 TV출연을 반기다 보니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문에서부터 출연섭외까지의 벽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건강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 같은 프로그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병원컨설팅 관계자는 “간혹 방송에 출연했다가 주목을 끌기 위해 치료효과를 과장해서 말했다가 오히려 환자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치료에 대한 부분은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환자 증가 모색 일환으로 ‘홍보대사’ 위촉 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뜻하지 않은 홍보효과를 누렸다. 두 병원 홍보대사인 배우 손현주, 김상중 씨가 출연한 작품이 ‘명품드라마’로 일컬어지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병원들이 홍보대사로 스타, 특히 배우들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영화, 드라마에서 보여준 이미지 덕분이다.


최근 을지대학병원과 을지병원을 운영하는 을지재단은 영화배우 안성기씨, 인천나은병원은 성동일씨, 가톨릭대 성모병원은 신애라씨를 홍보대사에 위촉했다.


안성기 씨는 국민배우로 모범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착안됐으며, 성동일 씨의 유쾌한 입담과 건강한 웃음이 새롭게 바뀐 병원의 발전에 큰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신애라 씨는 그동안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돼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외에도 부산대병원은 배우 이재용씨, 서울백병원은 탤런트 윤손하씨, 노사연·이무송 부부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배우 박해미씨와 홍보대사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씨는 서울성모병원에, 세계 7대륙의 최고봉을 완등한 세계적인 여성 산악인인 오은선씨가 제일병원 홍보대사에 위촉,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극한을 이겨낸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있다.


스포츠 스타 역시 홍보대사 초빙 1순위다. 축구선수 박지성 씨는 자생한방병원과의 계약이 만료되자마자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튼튼병원 홍보대사에 최근 위촉됐다. 박 선수의 강하고 활기찬 모습과 건강함이 튼튼병원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부합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탁구 국가대표감독 현정화씨를, 동국대의료원은 빙상스타인 이상화, 제갈성렬, 이규혁 선수와 계약했다. 이들은 각 병원이 주최하는 각종 건강관련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최근 해외환자 유치 노력과 맞물려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홍보대사에 위촉되는 사례도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로 미국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이름을 올린 자랑스런 한국인인 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을 홍보대사에 위촉했다.


두바이 대사로 취임 예정인 스테파너스 J. 스쿠만(Stefanus J. Schoeman) 전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와 주부산 러시아 연방 총영사인 왈레리 예르몰로브(Valery N. Yermolov, Ph.D.) 내외도 각각 서울의 우리들병원과 부산 강동병원의 홍보대사다.


‘홍보대사=유명 연예인 또는 사회저명인사’라는 일반적인 공식을 깬 곳도 있다.


경찰병원은 전 직원의 적극적인 홍보 참여를 통해 생동감 있고 신속하게 직원, 내원객, 잠재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최근 직원 명예홍보대사 위촉식을 가졌다


삼성창원병원도 최근 ‘제1기 삼성창원병원 지역주민 홍보대사 위촉식’을 가졌다. 홍보대사에 위촉된 주인공들은 그 동안 지역에서 환자로서 병원을 찾았던 일반 고객들로, 사랑실은 교통봉사대와 지역 자원봉사회 및 일반 대학생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병원 측은 “연예인보다는 실질적으로 병원을 자주 찾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주민 홍보대사를 위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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