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환우회도 있다. 처음 들어본 희귀질환
2011.10.17 22:00 댓글쓰기
[기획 2-상]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환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희귀난치병으로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도 있다. 어디다가 속 시원히 괴로움을 털어놓을 수 없는 이들은 동병상련의 모임, 환우회에 의지하게 된다. 환우회를 통해 육체적 고통과 함께 소외된 마음의 아픔까지 호소하며 서로 교감하고 공감대를 넓힌다. 이들 희귀질환 환우회는 대부분 몇몇 환자들의 작은 모임으로 시작됐고 이후 질환이 알려지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참여가 많아졌고 후원자들까지 생겨났다. 그러면서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은 병에 대한 정보 교류와 함께 아픔도 보듬어 주면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희귀질환자들의 소리를 담아주고 있는 환우회 모임을 정리해봤다.[편집자주]

“손 끝만 닿아도 죽을 것 같아요”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옷 깃의 작은 스침뿐만 아니라 선풍기 바람, 여기에 손끝만 닿아도 죽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일반인들은 끔찍한 고통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부모 형제도 모르는 그들만의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지난 1993년 세계통증학회 권위자들이 모여 이름을 붙인 병으로 만성통증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히며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만성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경계질환의 일종으로 뇌에서 통증을 감지하는 회로가 망가져 발생하게 되며 작열통, 이질통, 통각과민, 부종, 색깔변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통증이 사지로 확산되는 게 특징이며 극심하게 화끈거리는 통증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성통증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통증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망의 이상이다. 환자들은 지속적인 통증으로 인해 통증을 전달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약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위치, 감각의 경로가 통증을 전달하는 경로로 이어진다. 가벼운 신체접촉, 심지어 피부에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몸속의 변화 때문이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는 현재 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네덜란드, 러시아 등 전 세계 9개국에 있다. 2002년 12월 환우회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정식 활동에 돌입했으며 30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고, 현재 교육사업과 상담, 환자 등록, 계몽, 출판사업, 이외에도 관련 국제기관과의 교류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숨겨진 나의 아픔, 꾀병으로 오해 마세요”
<섬유근통증후군우회>


이렇다 할 질병이 없는데도 몸 구석구석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통증의 강도와 부위는 각양각색이지만, 뚜렷한 병명이 없기에 치료가 힘들 뿐 아니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전문의조차 구별하기 어렵다.

매일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별다른 치료법 없이 밤새 이어지는 아픔을 혼자 감수해야 하는 섬유근통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 100만명 정도 추산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최근 외국에서 그 질병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이르렀으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섬유근통증후군을 간단히 요약하면 전신 동통, 여러 곳의 압통, 오전 중의 경직, 피로 및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질환 방병률을 보면 연구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나 일반내과 외래나 류마티스내과 외래환자의 약 10%정도로 추정되며, 5:1정도의 비율로 여자에서 더 많다. 연령별로는 30세~5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통증 자체가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수면장애와 식욕부진에 의한 영양장애, 그리고 심하면 우울증까지 겪으며 육체적, 정신적 ‘합병증’을 얻게 되고, 일부는 정상적인 사회생활마저 어렵게 된다.

그러나 통증은 이를 느끼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이를 진단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어서 질환으로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오히려 꾀병으로 몰리기도 해 마음의 상처도 깊다.

이에 섬유근통증후군환우회는 이런 답답한 심정을 서로 털어놓고 위로받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들의 아픔을 사람들은 몰라주지만 환우회 활동을 통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에게 힘을 주고 있다.

“약도 없고 치료법도 없는 염색체 질환”
<한국뮤코다당증환우회>


약도 없고 치료법도 없는 환아들이 하나, 둘씩 모여 1998년 네 명으로 시작한 모임 바로 한국뮤코다당증환우회이다. 1999년 언론에 소개되면서 회원이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염색체 질환이라는 사실과 아직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 때문에 나타나지 않은 환아까지 합치면 약 2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뮤코다당증환우회는 이런 답답하고 절박한 심정을 가진 환아와 그 가족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나아가서 퇴행되는 환아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뮤코다당증을 연구하고 있는 삼성의료원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를 정기방문해서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면서 국내외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의 연대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전국에서 뮤코다당증 환아를 후원하고 도와주는 회원이 600여명에 이른다.

“모래가 항상 눈에 있는 것 같다면…”
<한국쇼그렌증후군환우회>


건조하거나 바싹 탄 입,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 모래가 항상 눈 안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을 매일 받고 산다면 육체적 고통과 함께 정신적인 피로감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이런 증상 이외에도 충치, 관절통, 소화장애, 피부건조, 폐 장애, 질염, 근육약화, 신장장애, 과도한 피로 등을 동반한다.

생소한 이름의 쇼그렌증후군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떤 연령에 누구라도 걸릴 수 있고 미국에서는 환자가 20~400만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여성이 90%다.

하지만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또한 치료법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안과, 치과적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인공눈물과 연고, 항염제, 가습기 사용이나 인공 보호 장비로 증상과 관련된 불편감을 경감시킬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시절, 2000년 8월에 ‘병준이네 집 이야기’로 홈페이지가 개설되면서 치료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환아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후 2001년 이런 쇼그렌증군에 관한 정보를 담은 환우회보 “우리 이웃 작은이야기”가 창간됐으며, 회원들은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친분을 쌓고 있다. 2009년에는 세계 쇼그렌증후군 환우 모임인 ‘국제쇼그렌증후군네트워크(International Sjogren's Network)’ 창설에 참여,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교류를 한층 강화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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