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권익 대변위해 고군분투하는 3인
2011.10.20 21:00 댓글쓰기
[기획 4-상]“모든 사람은 건강한 삶을 소망한다. 그러나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명도 없기에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다. 환자들은 자신의 치료 과정 전반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정보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환자단체연합회가 내세우는 모토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용기를 주기 위해 환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의료소비자 주체로 제 목소리를 힘껏 내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환자단체가 바라는 의료환경과 정책은 어떤 것인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와 송카사모 지형식 대표, 신우회 백진영 대표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환우회 소개 부탁
*안 :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과 같이 ‘피가 아픈’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이들을 자원봉사와 후원금으로 돕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생명의 버팀목이 되어 함께 백혈병 등을 이겨내고 있는 NGO 환자단체다. 지난 2002년 6월 15일 창립돼 현재 약 800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 : 송카사모는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님께 심장판막수술을 받고 평생 와파린을 안 먹는 것이 너무도 감사해 모이게 됐습니다. 심장판막수술에 기계판막이 답인줄 알고 카바수술을 모르는 환우들에게 카바수술을 알리기 위해 2008년 12월에 설립됐습니다.

*백 : 신우회는 신장암과 신우암. 흔치 않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치료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04년도에 설립됐습다.

Q. 환우회 활동과 정보공유 방법은
*안 : 백혈병환우회는 환자투병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백혈병 투병상담 및 교육과 치료비 기금조성 및 배분, 헌혈증서 수집 및 배분, 감염예방 전용 무균차량 ‘클린카’ 운행, 백혈병교실 개최, 백혈병 환자 ‘정기모임’ 등을 매월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병환경 개선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애 첫헌혈 문화운동’ 전개라든지, ‘조혈모세포기증운동’, 환자 권리의식을 잠을 깨우는 '환자권리학교‘ 개최, 헌혈문화운동 확산을 위한 ‘헌혈홍보대사학교’ 개최, 백혈병 환자 ‘클린시네마(Clean Cinema)’나들이, 헌혈자와 수혈자가 함께하는 ‘헌혈톡톡(TalkTalk) 콘서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활성화 사업으로는 완치 백혈병환우 봉사자그룹 ‘버팀목’, 헌혈봉사와 헌혈문화운동을 전개하는 봉사자그룹 ‘붉은천사단’, 재능과 주특기로 백혈병 환우들을 돕는 서포터즈 ‘반딧불이’, 영상미디어그룹 ‘빅아이즈’ 등이 활동 중입니다.

*지 : 카바수술의 우수성과 수술 받은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공유하고, 1년에 한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카바수술이 안 좋다고 하는 측의 사람들에게 카바수술이 좋다는 것을 적극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도 수행합다.

*백 : 신장암과 신우암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의료진 선택이나 수술정보, 치료(약제선택, 임상정보)정보, 먹거리 외에도 암 진단 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얘기하면서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 형성도 증진하고 있습니다.

Q. 환우회 자문 의사들은 있는지, 계기는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안 : 혈액내과 전공 교수님 3명이 인터넷 상담을 했었는데, 2006년 12월 여의도성모병원 백혈병 진료비 과다청구 사건 이후 모두 사임했습니다. 순수하게 투병정보에 목말라있는 환자들을 위해 3~5년 동안 열심히 봉사해 주셨는데, 의사사회에서의 생존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지 : 자문이라기 보다는 회원들이 궁금해서 질문을 할 때, 저희들이 아는 지식범위가 벗어나면 병원 측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도 합니다. 1년에 한차례 정기모임에는 송명근 교수님과 신재균 교수님 등 건국대병원 카바수술 팀을 모시고 수술 후의 상태에 대해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말씀을 듣기도 합니다.

*백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님과 비뇨기과 양승철 교수님, 방사선과 김용배 교수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련 교수님, 서울대대병원 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님, 김태민 교수님 등 많은 분들이 자문을 해주고 계십니다. 때론 찾아가서 도움 요청하기도 하고 환자의 입소문으로 불러주시기도 한답니다.

Q. 온오프라인 활동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안 : 2006년도 가수 팀이 부른 ‘사랑합니다’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윤호성이라는 환자가 무균실에서 식사를 하다가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가수 팀의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윤호성씨는 문득 숟가락을 마이크 삼아서 아내를 향해 ‘사랑합니다’를 불러줬지요. 그의 아내는 재미있다고 남편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나중에 윤호성씨는 백혈병이 진행해 결국 사망했고 그의 아내는 백혈병환우회에 그때 찍은 동영상 파일을 보내주었습니다. 혹시 환자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면 사용하라고요. 그래서 이 것을 영상물로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가수 팀이 이 영상을 보게 됐고 이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조만간 위촉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지 : 우리 회원 중 카바수술을 받고, 와파린을 복용 안하는 것으로 인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신 여성분이 계셔서 온라인에서 축하를 하고 본인은 좋아하고 하였습니다.

*백 : 지난 4월 부산 지방모임때 부산분들이 너무 가족같은 분위기로 회원분들과 지내는것을 보고 정말 인상이 깊게 남았습니다. 최근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치료제가 있는데도 포기해야 되는 분께 성금을 모아 도와드린 일입니다.

Q. 정부나 사회가 환우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요
*안 : 정부나 사회는 환우회를 환자 자신만 생각하는 이익단체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약가결정에 있어서 병원이나 제약사가 아니라 공단, 심평원, 복지부를 압박해 병원이나 제약사에게 유리한 약가결정이 되도록 이용당하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극히 일부입니다. 최근 환우회가 카페, 동우리 수준에서 정관, 조직, 사무실, 상근자를 갖춘 단체로 발전하고 있는 단계이다. 오히려 환자들이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법률적 조직체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 : 카바수술을 이 땅에서 행해지는 심장판막수술중 가장 안전하고 가장 우수한 심장판막수술임을 우리는 몸소 체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에 정부에서도 무조건 카바수술을 없애려고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카바수술과 기계판막치환, 조직판막치환을 모두 다 하도록 하고 최종 선택은 환자들이 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백 : 환우회는 뭔가 환자를 통해 이익을 보려하는 단체로 알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환자의 이익이 아닌 환자가 투병을 하는데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곳이라는 기본적인 생각부터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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