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의 흑룡(黑龍) 해…도전 직면 병원들
2012.01.01 21:48 댓글쓰기
[기획 상]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의료계는 '신뢰회복'과 '희망'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2년은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黑龍)의 해로, 그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한 한 해가 기다려진다. 국민 건강과 보건 향상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계와 관련 부처, 전문가 단체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또 다시 출발선 위에 섰을까. 이들이 기대하는 새해 그리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2012년 패를 펼쳐보고자 한다.[편집자주]

2012년 병원계는 한 마디로 ‘무한경쟁’이다. 병원 규모와 서비스는 어느 정도 평준화됐으며 더욱이 정책 및 급변하는 사회 환경은 의료계에 호의적이지 않다. 그러나 기어코 환자들은 병원 선택에 있어 미세한 ‘한 끗 차이’를 발견한다.

발전 혹은 도태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벌이는 병원계의 2012 임진년은 어떻게 전개될까.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무장, 새해를 시작하려는 병원들이 있어 의료계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용의 해를 맞아 삼성서울병원은 ‘화룡점정(畵龍點睛)’‘플라이휠 효과(The Flywheel Effect)’를 앞세웠다.

2012년 말미에는 병원 구성원들 개개인이 화룡점정을 찍음으로써 병원의 재도약과 발전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같은 맥락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 행동과 혁신, 행운, 획기적인 프로그램보다는 구성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는 경영학자 짐 콜린스의 ‘플라이휠 효과(The Flywheel Effect)’를 각인시켰다.

삼성서울병원 최한용 원장은 “2012년 병원 운영방침을 ‘질적 성장을 통한 재도약의 해’로 정했다”면서 “진료, 연구, 의대생을 비롯한 구성원 역량, 소통, 봉사를 강화하고자 한다. 각자 추진 중인 노력들이 축적, 어느 순간 최상의 모멘텀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힘찬 도약을 강조했다.

‘다섯 손가락 안에서의 전쟁’. 비장함으로 무장한 병원도 있다. 병원계를 선도하고 있는 이른바 빅5 병원 내에서도 우위 선점을 위한 다부진 각오와 함께 새해를 맞은 곳은 서울성모병원.

다른 빅5 병원과의 양적인 차이는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질적인 부분의 격차 최소화를 2012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다.

△소통과 공감의 경영 △수술 잘 하는 병원 △글로벌 병원 도약이라는 세 가지 방향을 설정, 직면한 어려움을 질적 성장에 따른 자긍심으로 극복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은 “2009년 3월 개원한 서울성모병원은 발전 속에서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면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서의 경쟁 중 질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과 아울러 이들과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는 흑룡처럼 하늘 높이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2012년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서울대병원은 '지혜(Wisdom)와 속도(Speed)'를 2012년 화두로 제시, 진행하는 사업들의 성공적인 추진을 각오했다.

과거 타성이나 관행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한 전략인지 구성원 모두가 자문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대병원의 과거는 대한민국 의료의 역사였던 자부심을 갖고 서울대병원의 미래를 곧 세계 의료의 역사로 만들겠다는 당찬 청사진을 2012년 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병원 정희원 원장은 “추진방식이 정교하지 못하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없다. 앞으로 지혜롭고 신속하게 일하는 방식을 체질화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병원의 국제화, 의생명연구원 개방형융합의료기술연구소 건립, 교직원 역량개발, 차세대 디지털 경영병원 시스템 구축, 국가정책협력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절박함으로 한 해를 시작한 병원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화려한 부활’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무대로 2012 임진년을 택했다.

낙후된 시설과 장비, 경직된 조직문화를 과감히 도려내고 발전과 변화를 실현해 도약의 기회를 얻어내자는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병원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이룰 때 ‘사람의 소중함’을 의료현장에 실천하는 ‘건강안전망’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윤여규 원장은 “지금 시기가 의료원의 화려한 부활을 위한 기회다. 만일 국민과 정부가 원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생각하기도 싫은 이런 미래상은 20여년 전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후진적 병원으로 낙인되면서 겪어야 했던 쓰라림보다 더 극심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채찍질하면서 난제 해결을 새해 목표로 삼았다.

총성만 없다뿐 냉혹한 평가시대,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예고하고 있는 곳도 있어 병원계에 긴장감까지 돌고 있다. 가천길재단은 인천에 자리한 가천의대 길병원을 비롯한 재단 산하 기관장들의 업무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겠단 계획이다.

평가제도를 도입해 그 결과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명확히 하고, 기관장들의 위기의식을 발판 삼아 위상 확보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계의 최대 화두인 ‘연구중심병원 선정’은 재단 명운이 걸린 신규사업으로, 2012년 경주한다는 마음가짐이다.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은 “스마트 조직과 스마트 업무방식, 스마트 커뮤니케이션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환골탈태(換骨奪胎)하자는 것”이라면서 “특히 길병원은 올 봄부터 정부가 선정 작업에 들어가는 연구중심병원에 반드시 선정돼야 할 것이다. 길병원의 10년 뒤를 결정하는 과제로 인식,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고삐를 당겼다.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제주특별자치도에 자리한 병원도 특별한 임진년을 준비 중이다. 제주한라병원은 ‘Beautiful Cheju Halla Hospital'을 슬로건으로, 의료관광의 선도자적 위치에 선다는 목표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함께 도 차원에서 질 높은 관광서비스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제주한라병원 역시 의료관광산업과 의료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Beautiful CHH'는 의료관광 뿐만 아니라 △스마트 유헬스 시스템 개발 △의료인 및 의료 행정인력 교육시스템 완성 △의료복합체 완성 등의 의미를 내포,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한라병원 김상훈 대외협력처장은 “제주도에서부터 의료관광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제주한라병원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꾸준히 추진, 국제적 선도병원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Beautiful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최고, 최상위를 뜻하기도 한다. 2012년 의료산업과 역량있는 의료인 교육 시스템, 의료복합체 완성 등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다짐했다.

의원급에서는 젊은 그룹의 활동적이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반영, 혁신의 상징 격인 ‘4G’를 내부 미션으로 내걸기도 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는 2012년 내부 업무 목표로 Global(세계화), Great(신규 수요 창출), Generate(업계 혁신, 선도), God(지향하는 업계 내 위상) 등을 총칭, 4G로 명명했다.

속도와 화질 등 모바일기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4G 바람과 안과 분야의 새롭고 젊은 트랜드를 이끈다는 목표가 절묘하게 맞닿았다.

병원 관계자는 “다른 곳은 상생과 혁신 같이 무게감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밝은세상안과그룹은 젊다보니 조금 활동적이고 혁신적인 느낌을 전달 하는 것에 초점을 두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4G를 통해 밝은세상안과의 미래를 이어나갈 것“이란 각오로 2012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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