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혜 표상 제천명지병원 '지도 바꿔'
2011.07.26 21:55 댓글쓰기


일일 외래환자 최고 431명, 병상가동률 96%, 제천지역 최초 소아 전용병동 운영 및 뇌종양뇌동정맥기형제거술, 간세포암환자 간절제술 등 시행,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활용 IT융합 미래병원 구축, 일반병동 간호등급 4등급 및 중환자실 간호등급 3등급 확보.

205병상 지방 종합병원이 개원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제천 입성 4개월 만에 지역 의료지도를 바꾸고 있는 제천 명지병원(병원장 하영수)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107병상으로 진료를 시작한 제천 명지병원은 개원 첫 주 일평균 외래환자 104명, 입원환자 27명이 병원을 찾은 이래 개원 두 달 만에 허가병상인 205병상 전체를 열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석 달 만에 외래 431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말 현재 평균 외래환자 360명, 입원환자 192명을 기록한 제천 명지병원은 지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성장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제천시민 그들은 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만큼 최신 시설과 최상급 서비스를 갖추고 건강지킴이 역할을 자처하며 나선 제천 명지병원에 대한 지역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역민들이 명지병원에 성원을 보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의료환경 때문이다. 기존 2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오랜 기간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왔지만 큰 수술을 요하는 환자들의 경우 인근 상급 종합병원인 원주기독병원을 찾거나 서울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명지병원은 이런 지역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철저히 지역 밀착형 전략을 구사하며 타 도시로 나가던 환자들을 끌어 모았다.

병원은 우선 지역 최초로 소아과병동을 오픈해 환아들의 감염 위험을 줄이고, 편안한 입원 공간을 제공해 보호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 유난히 호흡기 환자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 일부 병동에 호흡기 시설을 설치해 환자들이 빠르게 치유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그동안 제천 지역에서는 시행된 적 없었던 경추추간판탈출증, 뇌종양뇌동정맥기형제거술, 고난이도 인공관절술, 감세포암환자 간절제술, 위암환자 위절제술 등 고난도 수술을 실시하며 전반적인 의료수준을 끌어 올렸다.



지역 인력을 병원으로 흡수해 지방병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일반병동 간호등급 4등급, 중환자실 간호등급 3등급을 확보,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 여건을 확보했으며 해외 이주민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지역 결혼이주여성 두 명을 통역도우미로 채용하는 등 세심한 배려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이 알려지면서 제천뿐만 아니라 단양, 영월을 비롯한 강원 지역 환자들까지 제천 명지병원을 찾으면서 제천 외 지역 환자 비중이 25%에 이르는 등 지역거점 의료기관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방 종합병원 한계, 역발상으로 극복

병원이 지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는데 성공했지만 205병상, 12개 진료과목을 갖춘 지방 중소 종합병원으로서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환자중심 의료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필수진료과 및 스태프 부족 문제는 개원 초기부터 병원의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병원은 일명 오픈하우스 스태프 제도로 불리는 ‘비전속 전문의 진료제도’라는 실험적 카드를 꺼내들며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비전속 전문의 진료제도란 필요한 경우 타 병원에 근무하거나 혹은 개원한 전문의를 활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방 중소병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인력수급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제천 명지병원에서 이런 방식으로 진료에 나서는 의료진은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10여명으로 31명의 의료진(상근전문의 15명, 본원 파견 등 11명, 레지던트 5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하영수 병원장은 “개원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것이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허언이 아님을 실험적 발상을 통해 입증해가고 있다”면서 “지역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클리닉을 선별해 집중 운영하는 등 맞춤형 진료를 실현하는 데도 아주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야무진 시설, 제천 의료지도 다시 그린다

제천 명지병원의 시설은 한마디로 야무지다. 병원은 MRI와 MD-CT(128ch) 등 첨단수준의 의료장비를 도입하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개원 보름 만에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을 정도로 탄탄한 시스템도 갖췄다.

완벽한 EMR(전자의무기록)과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를 갖춰 의료환경 개선도 이뤄냈다. 특히 개원과 동시에 대한민국 최초로 시범 운영되고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스마트헬스케어 서비스는 파격 그 자체다.



진료실, 입원실, 대기실을 막론하고 병원 곳곳에 갖춰진 태블릿 PC를 이용해 접수, 진료, 수납은 물론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 편의성 확보는 물론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제고까지 잡아냈다.

제천 명지병원은 관동의대 명지병원과 스마트헬스케어 사업에 공동 진출한 LG U+, 엔지테크와 손잡고 이 시스템을 보다 발전시켜 병원에 정착시킬 예정이다.

하영수 원장은 “200여명의 직원이 매일 400여명의 외래환자와 190여명의 입원환자를 돌볼 수 있는 힘은 바로 IT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헬스케어 시스템에 있다”며 “필요하다면 더 과감한 시도로 지방 병원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향후 발전 방향을 설명했다.

“산적 과제, 차근차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터”

제천 명지병원은 개원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개원 준비 기간부터 목표로 했던 400병상 확보 시점을 빠르면 2013년 내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동 중인 병상만으로는 밀려드는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노인 인구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필수 진료과인 신경과, 안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개설을 내년 중으로 마무리 하고 심뇌혈관센터를 개소해 지역 거점병원로서 병원의 역할을 배가 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영수 원장은 “400병상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3년에는 관동의대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아 명실상부한 대학병원의 위상을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 원장은 “병원이 제천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진료과를 확충하고 접근성이 좋아지면 평균 100명 이상 외래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지역민의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12만7000여 명의 제천, 배후도시를 다 합쳐도 30만여 명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에서, 전국 지방 중소병원의 롤 모델이 될 의료지도가 제천 명지병원에 의해 다시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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