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한글없는 백남선 이대여성암병원장
2011.07.13 10:00 댓글쓰기
노래(음악)와 시(詩). 노래 중에서는 재즈. 두 장르의 공통점은 차분함과 섬세함이 아닐까 싶다. 국내 의사 중 노래와 시를 좋아할 뿐 아니라 잘하는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 백남선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이다.[사진] 이순(耳順)이 넘은 나이에도 넘쳐나는 열정과 환자에 대한 사랑은 그지없다. 미음(微音)이 깔린 화법은 그의 환자 층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유방암 대가 답게 여성들 마음을 헤아려온 배려심이 엿보인다. 원자력병원장과 건국대병원장을 역임할 만큼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물러나면서 뜻하지 않은 설화(舌禍)도 입었다. 그런 백 원장이 남은 의사 인생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하고 금년 5월 이화의료원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반평생 여성 환자들의 아픔과 애환을 들어주며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던 백남선 원장.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 여성전문병원을 꿈꾸는 이대 비전에 자신의 환자 경험 및 진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줌 흙을 보태 궁극적으로는 '바벨탑'을 세우겠다는 그가 오늘도 메스를 든다. 그의 화두는 단연 세계화 및 국제화, 즉 'Global'이다. Q&A 문답 형식으로 백남선 병원장이 꿈꾸는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청사진을 들어봤다.[편집자주]


Q. Paient Frienly(환자 친화적) 병원이란
A.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Business Friendly'를 천명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국부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려 국민들의 소득수준을 높여나가겠다는 정책이었다. 나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Paient Frienly' 기조로 병원의 미래 방향을 잡아가고자 한다. 특히 재외동포를 비롯해 외국 환자들의 국내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이 우리나라 병원을 찾아와서 편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세계화 추진 전략 일환으로 보면 된다.

Q. 4C-SMART는
A. 이대 여성암전문병원은 궁극적으로 세계화를 목표로 한다. 나는 그 초석을 다지는데 일조할 생각이다. 그동안 두 번의 병원장 재직 및 30년 넘은 진료 경험을 토대로 생각한게 4C-SMART이다. 4C는 Creative(창조), Confidence(신뢰), Convenience(편리), Comfort(안락)이다. 창의적 사고와 직원 및 환자간 신뢰를 토대로 병원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편의성과 안락함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SMART는 보다 세부적인 전략으로 S는 Science(과학적)와 Speed(신속), M은 Management(경영)와 Medical Tour(고객창출), A는 Alumni(동문친화)와 Alternative(변화), R은 Research(연구중심)와 Revial(소생), T는 Trust(신뢰)와 Technology(신기술, 최신기계)이다. 특히 이 전략은 해외환자 유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동남아 등 외국에 나가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을 소개하면서 '4C-SMART'에 대해 설명했다. 반응이 좋았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Q. 이대 동문들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했는데
A. 이화의료원이 지난 124년 동안 여성 교육과 연구, 진료에서 쌓아온 자산이 대단하다.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창조적 혁신활동을 가속화시키면서 특히 국내 거주 동문은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동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에전에는 우리 동문이라고 해도 여기서 기본진료를 받은 후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우리 잘못도 크다. 하지만 이젠 우리가 여성암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입증하면서 동문들을 만족시켜 나갈 것이다. 특히 미국 거주 이대 동문들을 흡입시키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서 신규환자 유입은 물론 해외환자 유치라는 일석이조 성과를 거둬,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위상을 제고시켜 나갈 방침이다.

Q.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브랜드 전략은
A. 내부 역량 강화작업과 병행해서 명실상부한 이대여성암전문병원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브랜드 파워가 생존과 발전의 열쇠가 되는 시대다.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 앞서 투자하고 육성해 나가는 병원이 결국 승리한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이 더욱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전제돼야 하므로 이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나가겠다. 이의 일환으로 방사선 치료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크게 단축시켜 암환자의 시간적, 겅제적,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술 중 방사선 근접치료장비(IORT. Intra-Operative-Radiation Therapy)와 최첨단 방사선 치료기 레피드 아크(Rapid Arc)를 올해 중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이런 첨단기기는 향후 이대병원의 여성전문암병원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상승케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백남선 원장의 명함은 독특하다. 앞뒷면 어디에도 한글이 없다. 글로벌시대 국문 명함이 굳이 필요하냐는 의미에서다. 앞면은 한자고 뒷면은 영문이다. 의학계에 기여하고 남은 여생 이대병원의 국제화를 추진하겠다는 그의 열정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노력과 결실은 결국 직원들 하나하나가 합심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제화에 동참하는 직원들의 자발적 믿음이 토대가 됐을 때 이대병원의 미래 발전 동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미래는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자긍심과 열정을 갖고 각자 본분을 다함으로써 조화롭게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는 백남선 원장의 꿈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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