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제 폐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2011.10.10 21:25 댓글쓰기
[기획 상]오랜 시간 수면 아래 잠재해 있던 인턴제 폐지에 대한 움직임이 탄력을 얻고 있다. 시기 조율만 남아 있을 뿐 정책적으로는 폐지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값싼 노동력으로 대변되며 제도의 필요성을 놓고 각 직역별로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던 인턴제.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았던 폐지론이 힘을 얻으면서 병원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일선 현장에서 전공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들을 대상으로 인턴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아울러 인턴제가 폐지됐을 경우 어떤 방안을 준비 중인지도 들어봤다. 질문은 6가지로 정했다.[편집자주]

[질의 내용]
1.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최근 인턴제 폐지를 골자로 한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안'을 정부에 건의하면서 인턴제는 사실상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화되고 있는 인턴제 폐지 움직임에 대한 교육수련부장으로서의 견해는.
2. 전공의 수련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인턴제 폐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행 전에 전제돼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3. 현행 제도 하에서는 인턴을 교육, 관리하는 주체가 모호하다는 점도 일선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특히 인턴 프로그램은 각 병원의 교육수련부 소속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아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턴제를 폐지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4. 전공의 정원이 줄어들면 수련병원 입장에서는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전문의 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공의 업무를 대신할 인력에 대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5. 현행 인턴제도는 학생 임상교육과 달리 의사로서 직접 진료를 하면서 여러 진료 영역에 대해 배운다는 측면과 함께 병원 생활에 적응하며 자신의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선택적 인턴제 도입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지.
6. 인턴제 폐지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거나 계획 중인 사항이 있으신지.

*참여 병원: 경희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부산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한양대병원(가나다순)



1. 인턴제 폐지에 대해 반대한다.
2. 인턴으로서의 수기 습득 및 초등의사로서의 수련 시기를 대체할만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턴이 시행하고 있는 의료행위를 의과대학생들에게 수련하도록 계획한다고 하나 우리나라 의료현실 및 국민정서상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시술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또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하다는 생각이다.
3. 우리 병원은 교육수련부에서 인턴을 관리하고 있도 현재로선 특별한 문제 없다.
4. 인턴 제도가 없어진다고 해서 전공의 지원자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턴 제도를 충실히 시행함으로써 전공의 수련과정의 필요성을 줄여주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련병원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의료의 질도 높이고, 전공의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5. 선택적 인턴제 의미를 잘 모르겠다. 단, 인턴 시기는 평생 의료인이 되는 데 필요한 소양을 쌓는데 있어서 대단히 의미있고 중요한 준비단계라는 생각이다.
6. 아직 특별한 대책은 없다.


1. 현 인턴 제도는 분명히 장점보다는 폐단이 많으므로 폐지에는 동의한다
2. 첫째 의과대학 교육과정의 개정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습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둘째는 시행 첫 해의 혼동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턴 과정을 마친 R1과 의과대학 졸업 후 바로 R1 된 경우가 혼재 되어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셋째 일반의 및 전문의 양성 전공의 교육의 오버랩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넷째는 인턴이 환자 치료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규모가 작은 지방 병원(레지던트 없음)은 더욱 더 의료인력 수습이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3. 동산병원도 인턴은 교육수련부 소속이다. 하지만 교육 및 관리는 비교적 잘 이루어 지고 있다고 보며 이 문제가 인턴제 폐지의 주 원인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4. 결국 누군가는 인턴이 하던 일을 대신 해야 하며, 이는 결국 의료대체 인력으로 체워져야 하지만 이 또한 인건비 증가로 병원 경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또한 과연 인턴보다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것인가 하는 투자 대비 효율성의 문제점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대체인력으로 선택 할 수 있는 업종이 간호인력 정도 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있고 의료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질수 있다.
5. 선택적 인턴제 도입은 오히려 혼선을 가져 올수 있다. 선택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혼재돼 다음에 레지던트 선발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선택적 인턴제 과정을 수료한 경우 추후 레지던트 선발에 부가점을 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부가점을 준다면 선택적 인턴 과정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또한 차별을 받으므로 이 또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선택적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하에서 국가에서 대학에 당근을 주지 않는다면 어느 대학도 ‘선택적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6. 본원도 인턴제 폐지가 의료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 분석 중이며 특히 본원처럼 지방 사립대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 중이며 교육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TFT를 만들 계획이다 .


1. 인턴제 폐지 등은 의료계와 현재 인턴을 하고 있거나 최근 인턴 생활을 한 전공의 선생들도 주체가 되어 결정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턴이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현 실태는 개선돼야 한다.
2. 의료인의 업무와 역할 분담이 분야별로 확실히 기술되고, 현재 인턴의 업무를 분석하여 실제 의사의 업무와 의료 보조자(PA)가 할수 있는 분야를 나누어 병원에서 이에 대한 투자를 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으면 한다. 값싼 노동력으로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 폐단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병원이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노력해야 한다.
3. 그렇다. 병원 현장에서 실습학생과 전공의 존재는 있는데 인턴의 존재가 없어진지 오래됐다. 음지에서 묵묵히 일만하고 있어 인턴 교육 수련이 되지 않는 있는 현 시점에서 전공의(여기서는 레지던트)의 전(前) 단계로 예비 전공의로서 전공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4. 전공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통칭하므로 인턴이 각과에서 예비 레지던트로서 역할을 하며, 전공 분야를 준비하는 과정이 있어 전공의 수에서는 감소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5. 현재 학생 임상교육에서 실습을 활성화시켜 의사국시에도 실기와 필기로 구분하여 실기는 실습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학생실습이 강화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진료 탐색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의사의 길은 본인의 적성이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인 관점과 어려운 분야에 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진료 탐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6. 학생 임상 교육시 적극적으로 실습 교육을 해서 임상체험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최근 의사국시 실기 시험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PA 제도가 전문분야 즉 소독전문, 항암 전문, 일부 검사 전문 등 활성화 되고 있으며 전산시스템 개발로 업무 개선이 도모되고 있다.


1.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 수련기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불명확한 인턴 업무의 폐해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병원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신중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앞서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인턴제 폐지 이후 가장 큰 부담을 떠안게 되는 곳은 병원이 될 것으로 본다. 인턴 등을 비롯해 전공의들이 노동력으로써 병원 살림에 큰 보탬이 됐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아산처럼 의대 정원은 적지만 대형 병원들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3. 수련프로그램이 체계화돼 있지 않은 곳들은 어느 정도 교통정리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인턴제 폐지를 비롯한 전공의 수련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정확하게 꼬집어 이야기 힘들다. 다만 병원별 전체 수련계획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교육수련부의 역할은 계속 강조될 것이다.
4. 일단 PA와 같은 대체인력에 대한 문제는 아직도 여러 논란이 있다. 현실적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업무분담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도 어렵다. PA가 대안으로 떠오르면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5. 인턴은 말 그대로 배우고 적응하기 위한 단계다.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의 결정이다. 다만 현재도 일반의들이 활동하고 있지 않느냐. 굳이 제도로 이야기할 사안은 아니다.
6. 아직 의학회나 복지부, 병협에서도 논의만 오갈 뿐 정확한 실체로 다가온 것이 없지 않느냐. 지금도 여러 가지 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로서 어떠한 준비나 대비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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