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발 앞서는 '애플'…모바일헬스 답보 '한국'
아이폰 생태계로 속속 편입되는 '의료'…업계 '기술력 불구 규제 촘촘'
2015.03.11 20:00 댓글쓰기

애플이 ‘리서치킷’(ResearchKit)을 공개하며 전 세계 의료 전문가를 자사 생태계로 빠르게 편입시키고 있다.


애플이 발 빠르게 의료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반면 국내 모바일헬스는 규제와 의료계의 반발에 발목을 잡혀 답보 상태다.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 및 ICT 기술을 가졌음에도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아닌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그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질병연구 플랫폼 리서치킷은 전문가에게 맞춤형 치료를 위한 생태계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깔린 7억대 아이폰을 근간으로 질병 진단 및 예방 관건인 방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유전체학 교수 에릭 샤드트 박사는 “리서치킷을 사용해 일개 장소가 아닌 폭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천식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의 첨단 센서를 통해 천식 환자의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고, 더욱 정확한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외에도 이미 애플은 전 세계 유수 연구 기관과 천식, 유방암, 심혈관 질환, 당뇨 및 파킨슨 병 연구를 위한 앱 개발을 완료했다.


이미 미국 유명 병원의 60%가 만성질환자 관리에 '헬스킷‘(HealthKit)을 활용하는 것처럼 저명한 의료 전문가들이 리서치킷 생태계로 포함되는 것이다.


애플 CEO 팀 쿡은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리서치킷과 함께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의료연구 분야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모바일헬스는 제 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의료와 ICT 간 융합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의 혁신을 제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까닭이다.


사회적 합의, 해법 하나 없이 10년 째 반복된 원격의료에 대한 소모적 논쟁 역시 제도 개선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의료기관 대신 미국 보스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 국내 IT기업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패러다임 전환에 뒤지면 사망선고를 받는 것과 같기 때문에 기술 혁신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시장이 안 된다면 해외에서 먼저 상용화하고 제도가 바뀔 때 국내에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한국인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최종 수요자인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기관이 주축이 된 합작사들 역시 태생적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EMR(전자의무기록)과 모바일헬스로 측정된 라이프로그 자료를 통합하면 맞춤형 치료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만 법적 제한 때문에 시도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단계 기술로 넘어가야 하는데 제도에 손발이 묶여 있다”며 “돈을 주고서라도 배우러 오는 의료, ICT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이 저만치 앞서가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