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권지민 기자] 간호사의 체계적 교육을 위해 전공의 제도처럼 간호인턴제를 도입하자는 국민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간호인력 효율적 운영을 위한 신규간호사의 간호인턴제 정책제안'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병원경영의 행정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간호인력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종병 이상에서 의사 인턴과 비슷한 1년 간호인턴제 시행 필요"
그는 "간호사면허를 갖고 있는 간호사는 1년간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인턴전공의 제도에 유사한 간호인턴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정도 규모있는 병원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간호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청원인은 여전히 남아있는 ‘간호사 입도선매’ 현상에 대해 언급하며 많은 간호사들이 대학병원 합격 후 1년정도 오갈 곳 없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하다가 갑자기 발령 받아 일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체계적 교육에 없이 갑자기 현장에 투입되며 이는 간호사 내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태움’ 문화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살고 간호사가 살기 위해서는 합격 후 대기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그 시간에 체계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인턴 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에 대한 대형병원 입도선매는 ‘간호인력 양극화’, ‘간호인력난’에 대한 고질적인 원인으로 오랫동안 지적돼왔다.
간호사들의 대기발령(waiting)은 대형병원들이 새내기 간호국시 합격자들을 한꺼번에 채용한 뒤 ‘대기’를 걸어 놓고 인력상황에 맞춰 필요한 인력만 취업시키는 행태를 말한다.
2016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3명 중 1명’이 평균 1년가량 대기발령을 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대기발령 현상을 없애기 위해 대형병원 대기 채용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왔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하면서 간호사 상당수가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하거나 지방 및 중소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가 발령되면 이직해 중소병원들의 고충 또한 상당하다.
글쓴이는 "간호사들이 실무에 대한 체계적 교육 없이 투입돼 업무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들이 대형병원 발령과 함께 옮겨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상당하다”며 “간호사 채용대기 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규 간호사 10명 중 4명이 현장에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며 “간호사 법정 인력 기준보다 많은 환자를 돌봐 업무가 많은 우리나라 간호사 여건 상 신규 간호사 교육 업무까지 맡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3월 복지부에서 발표한 교육전담 간호사를 배치하고 신입 간호사 교육기간을 3개월 이상 확보한다는 가칭 간호인턴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신규 간호사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및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