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태극권의 치매치료 효과를 둘러싼 의료계와 한의계 간 갈등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가세했다.
한특위는 한의계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태극권이 치매치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치매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에서 한의계가 “태극권이 인지기능과 체력, 우울증 척도 등 치매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의협 최대집 회장은 “태극권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면 취권이나 영춘권, 다른 권법들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환자는 무분별한, 근거 빈약 치료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다시 한방신경정신과학회는 “취권이나 영춘권 등 다른 무술들을 거론하며 조롱했다”고 비난했다.
한특위는 성명을 통해 “실제 치매와 인지장애에 관련해 태극권 외에도 여러 운동법의 효과가 연구되고 있지만 태극권이 다른 권법이나 운동에 비해 더 나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는 없다”며 “학계에서 태극권을 연구하는 것은 태극권만의 신묘한 효과 때문이 아니라 태극권의 느리고 부드러운 동작이 노인이나 환자들이 따라 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특위는 한방신경정신과학회가 제시한 연구결과도 반박했다.
제시된 연구는 밝은빛태극권 엄기영 대표와 동아대 천상명 교수팀이 경도인지장애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브레인업 타이치 운동법과 인지훈련의 효능을 비교한 것이다.
한특위는 “해당연구로 타이치와 다른 운동의 효과를 비교할 수는 없으며 임상시험의 규모가 매우 작아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특위는 내과학연보에 발표된 치매와 운동요법에 대한 연구결과도 반박 자료로 제시했다.
한특위는 “연구결과 저자들은 여러 운동 요법이 노인들의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거나 인지저하 및 치매를 예방한다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며 “또한, 태극권에 대해 인지기능을 개선시킨다는 결론을 내릴만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특위는 “무엇보다 중국의 태극권과 한방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태극권을 한방 치료의 일종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의계는 침이나 한약이 치매치료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부터 연구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