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진료비 증가율(SGR), 병·의원 등 공급자 유리”
신현웅 보사硏 박사 '신뢰도 확보 차원서 당분간 제도 변화 없을 듯' 전망
2019.05.25 06:2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이번 수가협상에서 불거지고 있는 가장 큰 논란은 실효성이 떨어진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이다.
 

수가협상에서 적용되는 SGR 모형은 가격통제만 가능하고 진료량 통제기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특히 유형별 협상에 쓰이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례로 대한병원협회는 보장성 강화에 따라 진료비 증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보니 SGR 모형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미 공급자단체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건보공단과의 제도개선협의체를 꾸려 SGR 방식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올해도 SGR을 근거로 수가협상이 진행된다.


여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환산지수 연구자인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사진]는 지난 23일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전문가적 의견을 공유했다.
 

신 박사는 “기본적으로 올해 수가협상에서 SGR 모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협상 신뢰도’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렸다.


새로운 계산법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차이가 발생하면 협상이 제대로 될 수 없고 그 간극은 더 벌어지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합의 과정을 거쳐 상호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대안이 도출되기에는 시간적 여력이 부족했다는 진단이다.
 

그는 특히 “SGR이 공급자를 옥죄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SGR로 가야 매년 일정부분 환산지수가 올라가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굉장히 보수적으로 정체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SGR를 쓰다가 실효성 문제 등이 거론되며 협상 방식 자체를 변경했는데 이 과정에서 환산지수 인상률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2025년 이후에는 행위별수가를 유지할 경우 0.25%씩 오르고 비용 절감 등 성과기반 방식을 받아들인다고 하면 0.75%가 인상된다는 것이다.


신 박사는 “미국 상황을 살펴보면, 오히려 지금처럼 매년 수가인상을 협상하는 것이 공급자들에게 유리한 구조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4대 요소 고려 수가협상 통합방식 추진


신 박사는 “추후 2~3년은 SGR 모형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그 이후에는 전반적 여건을 고려해 수가협상이 진행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 요소에 가중치를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4대 요소는 상대가치점수, 환산지수, 가산, 기본진료비를 말한다.


여러 요인을 감안해 적정수가를 찾는 과정이 필요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수가협상으로 얻는 환산지수 비중이 어떻게 변할지를 찾아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신 박사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모형 개선만 한다고 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 보험자와 공급자, 가입자 간 합의과정을 거쳐 새로운 합리적 방안을 장기적 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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