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유일하게 결렬된 대한의사협회가 보이콧 중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복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수가협상 결렬로 이제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는 건정심에 공이 넘어갔는데, 의협은 건정심에 계속 불참하고 있어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앞서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최근 춘계연수교육 기자간담회에서 “건정심 탈퇴로 건정심 구조개선 법안의 발의된 성과는 있었다”며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복귀해서 부딪혀야 한다. 건정심을 탈퇴했지만 출구전략은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6월 1일 아침까지 내년도 수가협상이 진행됐고, 전 유형이 타결되는 가운데에서도 의원급은 결렬됐다.
공단이 의협에 제안한 내년도 수가인상률은 2.9%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의 협상 타결이 불발된 만큼, 6월 중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된다면 페널티를 적용한 2.8%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건정심에 복귀해 내년도 수가에 대한 의협 입장을 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좌훈정 대개협 보험부회장은 “한방 추나요법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나 복지부는 ‘왜 건정심에 참여해 반대의견을 개진하지 않나’라는 입장이었다”며 “회원 권익을 보호한다면 건정심에 들어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협은 건정심에서 내년도 수가가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면서도, 복귀 가능성은 일축했다.
의협은 3일 성명을 통해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내년도 의원급 수가는 건정심 위원들 손에 결정된다”며 “의원급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수가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구조에서 복귀할 계획이 아직은 없다”며 “당장 회원들의 실익을 위해 수가협상에 임했지만 협상에 실효성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복귀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는 6월13일 열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회의에서 건정심 복귀와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논의할 수는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박 대변인은 “건정심 복귀 여부는 의료계의 투쟁 동력과도 관련있는 부분”이라며 “돌아오는 회의에서 이번 수가협상 결과와 함께 건정심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