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대구에 파견된 100여 명의 공중보건의사들이 숙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0여 명의 공보의들은 22일부터 대구에 집결해 교육을 받고 각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 파견됐지만 정해진 숙소가 없어 직접 숙소를 찾아다녔다.
정부에서 1일 숙박비 6만원을 지원했지만 공보의 신분을 밝힐 시 거절하는 숙박업체가 상당수여서 숙소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이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는 대구시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23일 오후 대구시는 파견된 공보의들을 위한 숙소로 특정 호텔을 지정하기로 약속했다.
대구에 파견된 모든 공보의들은 같은 호텔 내 1인 1실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최세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은 “대구로 배치되기 12시간 전에 집결하라는 공문을 받았고 정부가 마련한 숙소는 없었다. 당연히 숙소를 미리 구할 수 있었던 공보의는 거의 없었고 많은 공보의들이 머물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숙박비가 지원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정된 하나의 숙소가 있는 것이 필요했다. 실제로 많은 공보의들이 단지 공보의라는 이유로 숙소를 구하는 과정에서 숙박업체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대구시에서 숙소를 지원하지 않았을 경우 대공협은 후원금으로 대구에 근무하는 공보의들이 숙소를 구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었다.
최근 SNS에서는 공보의로 일했던 다수 의사들이 후배들을 돕기 위해 대공협 측에 후원금을 지원했다.
공보의로 일했던 한 의사는 자신의 SNS 페이지에서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이지만 돕고 싶었던 차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최세진 선생님과 연락이 돼 이야기를 들었고, 후원계좌를 받아 얼마 안 되지만 송금을 했다. 교육 중에 한 끼 밥이라도 모여서 따뜻하게 드시거나 근무 중 쉬는시간에 간식이라도 드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스 유행 기간 동안 CJ에서 간식으로 맥스봉, 맛밤과 레토르트 음식을 거점 기관에 한 트럭씩 보내주신 적이 있었고 정말 감사했다. 밤에 일하다가 지칠 때 먹던 맛밤과 육개장 레토르트에 햇반 데워서 먹던 게 참으로 맛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사는 “선배들의 지원이 왜 기본적인 숙식 해결에 동원이 돼야 하나”라며 정부 차원에서 숙소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은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선배들이 겪었던 하면 안 되는 상황을 억지로 되게 하는 방식으로 후배들은 일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보의 처우는 실시간으로 의협, SNS 등을 통해 범국민적으로 널리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