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들의 월급 삭감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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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까지는 가까스로 직원들의 월급을 정상 지급했지만 당장 이 달부터는 전액 지급이 불가능한 병원들이 늘면서 임금 삭감이 현실화 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소재 200병상 규모의 한 중소병원은 3월 의료진을 포함한 전직원 급여를 일괄 20% 삭감키로 했다.
척추‧관절 분야에 집중했던 이 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술건수가 60% 이상 줄었고, 이에 따른 병상가동률도 40%대로 떨어졌다.
급기야 병원은 전직원에 대한 ‘월급 축소 지급’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직원들에게는 ‘고통분담’ 차원의 이해를 구했고 직원들 역시 수긍했다는 전언이다.
이 병원 의료진은 “외래진료와 입원환자가 확연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부득이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은 코로나19 상황 종식에 대한 기약이 없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해당 병원은 급여 삭감에 대한 구체적인 기한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상황이 종식되고 정부의 손실보상 등이 이뤄질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축소 급여분에 대한 보전을 약속했다.
해당 병원 원장은 “메르스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직원들 월급을 줄였겠나. 위기 극복에 힘을 실어준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충청권의 한 중소병원 역시 고심 끝에 급여 삭감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가 급감하면서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어려진데 따른 조치였다.
대신 병원은 직원들 근무시간을 대폭 줄였다. 환자가 없어 평소 대비 업무량이 많지 않고 급여 삭감에 대한 미안함의 발로였다.
이 병원 원장은 “대출을 받아 급여를 보전해 주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언발에 오줌누기가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차라리 경영능력 부족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마음이 덜 무거울 것 같다”며 “작금의 상황은 병원들에게 천재지변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보통 2~3월에 직원 채용 많이 하는데 올해는 모든 계획 취소
중소병원들의 경영난 가중은 급여 삭감은 물론 채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신규 채용을 전면 중단한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기존 인력과의 계약해지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인천 지역의 중소병원 원장은 “매년 2~3월이면 병원계 채용시장이 가장 뜨거운 시기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채용 계획을 모두 취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현재로서는 신규 직원을 뽑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지금은 원내 확진자 방지에 모든 여력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중소병원 원장은 “얼마 전 의사 2명과 계약을 해지했다”며 “진료량 감소에 부담을 느낀 의사들이 먼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강하게 만류할 수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의료인력난 속에 어렵사리 채용한 의사들이었는데 가슴이 먹먹하다”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존 인력 유지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