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계 전체가 비상 사태에 돌입한 지도 두 달이 지났다. 수많은 의료진들이 여전히 일상을 포기한 채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보는 데 전념하고 있다. 각종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으로 활기를 띠어야 할 봄이지만 코로나19가 완전한 소강 국면에 들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대응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료단체 간 수가 협상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협상 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이슈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출입기자협의회가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코로나19 사태가 수가협상 기간 동안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면 협상은 어려울 듯한데 수가 협상 일정은 변함이 없는지
국민건강보험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5월 말일까지 수가협상을 완료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반복적 대면협상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도 있어 이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4월 예정된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가입자, 공급자 간 의견을 청취하고 협상 방식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제도발전협의체 회의는 원격화상회의를 준비 중이다.
Q. 수가협상 근거 자료 중 하나인 유형별 환산지수 조정률 산출을 위한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 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 개선 연구 결과가 이번에 반영되는지
수가협상의 기초자료가 되는 연구용역 방식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작년에 있었던 제도발전협의체 회의에서 현행 SGR 모형에 대한 문제점 지적 및 개선 필요성 제기와 함께 다른 모형의 연구검토 필요성을 공감했다. 이번에 진행되는 연구용역에도 이를 담아서 진행 중이다. 2021년 수가협상이 개시되는 시점에서는 연구용역의 중간결과를 고려하게 돼, 기존 방식의 보완 수준에서 적용될 것으로 본다. 물론 가입자-공급자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의 기초자료 생성과 반영이 선행돼야 한다.
"원가사업 진전 위해 역량 집중"
"협상 타결 의미 부여하기보다는 과정 공정함과 합리성에 중점 두고 진행"
Q. 수가협상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경영상 어려움이 반영될 수 있나
이번 수가협상은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어 예년보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가입자, 공급자 모두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해 가야 하는 위기상황 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의 눈높이를 적정하게 조율해 간다면, 합의점을 원만하게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역할이 공단의 몫이기에 더욱 엄중함을 느끼고 있다.
Q. 올해 급여전략실에서 주력해 개선할 업무가 있다면
급여전략실의 업무는 원가조사업무, 약가협상업무, 급여비 지출 모니터링 업무 등이다. 최근 새롭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물품 수급체계 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고 있다. 최근 대구 방문이후 확진자의 기저질환 데이터 제공업무를 통해 입원 우선순위 결정에 도움을 드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우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신속한 급여지원, 고도화된 정보제공 및 연계 그리고 향상된 업무편의 제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어느 정도 엄중한 상황이 해결되면, 당연히 원가사업의 진전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인원 보강 및 업무고도화도 생각하고 있다. 현재 직원들이 열악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Q. 임기 만료 앞두고 올해 급여이사로서 마지막 수가협상에 임하는 심경은
의사 출신 최초 공단 급여상임이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더구나 의협 임원 출신이 공급자 입장에서 다시 가입자, 보험자 입장으로 바뀌어 수가 협상에 임하게 되는 저와 같은 특이한 경험자가 또 있을까 싶다. 수가 협상은 언제나 어렵고 무거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건강보험 가입자 및 공급자, 보험자가 모두 제대로 평가받고 서로 이해하고 또 하나가 돼 보듬어 줄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는데 적임자가 바로 저라고 생각하며 업무에 임해왔다는 것이다. 첫해는 보장성강화 안착에 기반이 되는 수가협상을 했고 작년엔 보장성 강화 확대를 위한 수가협상에 주안점을 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과 의료계에 희망과 위안을 주는 수가협상 당사자 겸 조정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항상 그래왔듯이 타결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과정의 공정함과 합리성에 중점을 두고 협상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