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성의는 보였다고 생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에 있어 ‘의료계의 어려움을 고려한 차원’의 추가소요재정(밴딩) 규모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공단에서는 수가협상 테이블에 코로나19 리스크를 올리기 부담스러워했으나 가입자 측에서 의료계의 입장에 일정 부분 공감을 나타내 당초 내부에서 예상했던 밴딩폭보다 높은 규모가 제안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는 2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가입자 단체가 참여한 소위원회가 개최됐다.
최병호 재정운영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우리 기대와 의료계 기대가 다를 수 있겠지만,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의료계 어려움을 가입자 측에서 상당히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전한다”고 밝혔다.
최병호 위원장은 “아무래도 보험료 걱정으로 인해 작년 수준의 환산지수를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게 가입자 단체의 의견이더라”며 “그러나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게 의료 업종이고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며 좋은 성과를 냈음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도 어렵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의료계를 지원해 줘야 한다는 정서도 크다”며 “결국 지금은 양쪽이 다 어렵기 때문에 한 입장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가입자와 공급자가 서로 양보하는 입장이 돼야 할 것 같다. 성의는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5년간 밴딩폭을 보면 ▲2016년 6503억원 ▲2017년 8143억원 ▲2018년 8234억원 ▲2019년 9758억 ▲2020년 1조478억 등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단 측은 코로나19와 수가협상을 연결짓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였다. 의료계 보상 차원에서 환산지수 인상률을 예년보다 높이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서 가입자가 지불하는 보험료까지 올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병호 위원장은 “보험료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있어 의료진의 노고를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가입자 측에서 일정 부분 형성됐고 이를 밴딩폭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 수치가 의료계의 예상대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 여부다.
지난 25일 있었던 재정소위가 도중에 한 시간 넘게 정회할 정도로 밴딩폭 결정이 한층 치열했다. 보험료 인상 우려와 의료계 보상의 요구 사이에서 좀처럼 균형점이 찾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병호 위원장은 “가입자 입장에서도,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많고 수가가 이분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료계가 (현 상황을) 버텨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우리 기대와 의료계 기대치가 달라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상황에 비춰보면 괜찮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의료계가 무조건 반발한다면 손해라고 본다. 국민 정서가 돌아서 버리면 보건당국 입장에서도 설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건정심까지 가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5년간 수가협상 밴딩폭을 보면 ▲2016년 6503억원 ▲2017년 8143억원 ▲2018년 8234억원 ▲2019년 9758억 ▲2020년 1조478억 등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