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추무진 당선자가 최종적으로 웃었다.
지난 38대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온라인투표의 향방이 '운명'을 결정지었는데 추 당선자는 임수흠 후보를 단, 66표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 때 '노환규 아바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녀 보궐선거 후 취임 초기부터 줄곧 곤란한 상황을 겪었던 그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 간 보궐선거 당선 이후 재선 사례가 전무했다는 점, 연거푸 온라인투표 강자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추 당선자의 신승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편에서 뒤졌던 추무진 후보 온라인서 '뒤집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의협 3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개표 결과 총1만3646표 중 3285표를 획득한 추무진 후보를 당선자로 공식 발표했다. 득표율은 24.1%였다.
단연, 주목할부분은 우편투표에서 임수흠 후보에 뒤졌던 추무진 당선자가 온라인투표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편에선 2148표를 획득한 임수흠 후보가 2012표를 얻은 추 당선자를 136표 앞질렀지만 오히려 온라인에서 추 당선자가 1273표를 얻어 1071표를 얻은 임수흠 후보를 눌렀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에서도 우편투표 집계 결과, 당시 추 후보는 총 5939표 중 2408표(40.6%)를, 박종훈 후보는 2380표(40.1%)를 얻어 28표차가 가져올 결과를 가늠치 못하게 했다.
하지만 추 후보는 온라인에서 2698표(59.8%)를 얻어 박종훈 후보(1273표/21.4%)를 1400여표 이상 크게 앞서며 최종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다시 한 번 온라인에서 명확하게 희비가 갈리며 '고정표' 영향이 적지 않음을 짐작케 했다.
사흘 간 진행된 온라인투표 마지막 날인 20일, 투표율이 78%까지 치고 올라온 점을 감안할 때도 추 후보 지지층들이 적극적인 '한 표'를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수 진영인 후보자들과 개혁 진영인 후보자들 사이에서 생겨난 부동표도 추 당선자에게 집중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회원 중 5% 지지받은 의협회장 과제 수두룩
그 가운데 간신히 사상 최저 투표율이라는 불명예는 벗었지만 30% 턱걸이를 했다는 점에서 대표성 논란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로 보인다.
이번 선거 총 투표율은 유권자 4만4414명 중 총1만3780명(우편 7849명, 온라인 5931명)이 참여해 31.04%로 확인됐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에 비해 온라인 투표율이 2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제38대 회장 선거 당시 온라인 투표율은 58%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PC를 포함,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 투표율이 상승했다는 점을 두고 그나마 통로가 넓어졌다는 데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 11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이 전체 회원의 5% 가량 지지를 받고 당선될 정도로 의협에 대한 무관심은 지나칠 정도다. 반드시 추 당선자가 풀어야할 과제다.
투표결과에서도 확인됐듯 같은 맥락에서 추 당선자의 또 다른 숙제는 '의료계 대통합'이다. 그는 실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의료계 내 모든 직역과 지역 회원들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바 있다.
추 당선자는 "분열과 혼란을 거듭했던 과거의 의협과 달리 안정을 구축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해준 것이라 믿는다"면서 "다시 한 번 더 강한 의협을 완성시키는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나치게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했다는 지적과 불편한 시각이 공존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만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추 당선자 역시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면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고자 노력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