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제약·의료기기 미소
中 시장 규제완화 등 내수 활용 가능성 커져
2014.11.10 20:00 댓글쓰기

10일 한중 FTA 타결로 중국이 관세철폐, 규제 완화 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제약·의료기기 시장 수출길이 확대되는 등 미소를 띠게 됐다.

 

특히 국내 제약산업에게 13억6000만명 인구의 중국은 세계 최대 파머징 마켓인 만큼 엄격한 내부 절차 완화, 관세 감축 등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향상 등 향후 단기·장기적으로 입게 될 반사이익이 클 전망이다.

 

한미약품, 녹십자, 동아쏘시오홀딩스, 대웅제약, 보령제약, LG생명과학 등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내수 시장 보다 중국 등 해외 진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다수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한중 FTA 타결은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번 FTA 타결이 갖는 의미는 지금껏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의약품·의료기기 기준·규격 및 인허가 절차에 높은 진입장벽을 유지했던 중국이 한국에게만 다소간 벽을 허무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기술무역장벽(TBT) 조항에서 의약품·의료기기 허가 시 국내 기업에 내국민 대우를 제공하기고 명시했다. 이는 지금껏 중국과의 수출입 교역에서 적자를 지속한 보건의료산업 분야의 흑자 전환을 위한 초석 마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중국과의 총 교역은 628억 달러로 흑자였지만, 보건의료산업은 6.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의약품만 따져보면 중국 수출액 3.7억달러, 수입액 12.5억달러로 수입이 수출 보다 3배나 많았다. 의료기기 역시 수출 3.6억달러, 수입 3.9억달러로 벌어 들이는 보다 흘러 나가는 돈이 컸다.

 

하지만 굳게 닫혔던 중국의 철문은 FTA로 인해 적극 열릴 기미를 보이는 양상이다. 양국은 제약·의료기기 허가 시 혜택 부여 뿐만 아니라 매년 1회 책임기관 또는 규제당국이 참석한 위원회를 열어 내용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은 세계 기준이 60일 가량인데 비해 빠르면 1년, 보통 2년 정도 소요돼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 출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허가완료까지는 제네릭(복제약)이 84개월, 신약은 50개월 이상이 걸린다. 또 외국 임상시험 자료를 인정해주지 않아 한국에서 허가된 제품도 현지 임상을 다시 해야 했다.

 

이런 강력 규제가 한중 FTA로 완화될 계획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수출길이 과거 대비 훨씬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저가 원료의약품이 국내 시장에 미칠 부정적 파장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미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다수 점유 중인데 FTA로 더 싸지게 되면 국내 시장이 중국산에 아예 잠식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이 중국에서 들여온 원료의약품은 3억6600만달러였지만, 수출액은 7400만달러에 그쳤다. 원료의약품 해외 총 수출액의 7%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FTA 이후 중국 원료의약품 규모가 대거 팽창할 시 국내 원료약 산업 무역 불균형이 우려되는 이유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은 중국이 가격경쟁력이 우세해 정부에 FTA 이후 보완책을 요구한 상태"라며 "완제의약품은 현지에서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중국 의약품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역시 특혜관세에 따라 단기적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약 141억달러로 세계 4위권 규모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의료기기 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면서 2008년 이후 연평균 22.9%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2018년에 약 404억달러, 세계 2위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은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소프트 콘택트렌즈, 치과용 임플란트 등이며, 시력보정용 안경렌즈,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장치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특히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특혜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확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의료·바이오 등 우리 기술력이 비교적 높은 분야에 대해 중국 자본이나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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