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화장품 파는 의사 되고 싶지 않아'
전공의協, 13일 의료민영화 정책토론회 '양심과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2014.04.13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 등이 거론되며 의료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료민영화를 막고,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전공의들이 의기투합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1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젊은 의사, 의료의 미래를 말하다: 원격의료와 영리자법인 그리고 의사의 앞날’이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

 

장성인 회장은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전공의들에 영향력이 큰 만큼 행동에 따르는 책임도 크다"며 "그 힘이 의사들의 미래나 환자들에게 건강이 아닌 다른 부분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비록 오늘 토론이 선언이나 결정에 자리는 아니지만 주고받는 의견들이 전공의들 미래를 책임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공의들의 자유발제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세브란스병원 윤정원 전공의는 ‘의료민영화가 전공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양심과 실력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토로했다.

 

윤 전공의는 “의료영리화 정책들이 진행됐을 때 교과서적인 진료와 적정진료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도 대학병원 교수들에게는 매일 몇 명의 외래환자를 봤는지 이번 달의 진료수익 1순위 과와 교수가 누군지 문자가 전송된다“고 지적했다.

 

영리법인이 허용될 경우 소신진료보다 병원에 돈벌이가 돼야 인정받을 수 있는 현실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자회사 법인 설립을 허용해 병원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과잉진료도 모자라 자회사의 건강식품, 화장품을 팔고 또 병원에서 성과를 매길지도 모르겠다”며 “화장품을 파는 영업사원이 되고 싶지 않다. 병원에 돈을 얼마나 갖다 주는 지가 아니라 온전히 실력으로 인정받는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수련환경 개선 필요-원격의료, 전공의 미래 걸림돌"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민영화에 대해 젊은 의사로서 갖고 있는 우려 외에도 원격의료, 영리자법인 등의 논란이 현재의 전공의 수련환경과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하대병원 조병욱 전공의는 ‘의료제도와 전공의, 과거-현재-미래’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간혹 보호자들이 묻는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험이 있지 않냐”며 “정형외과의 경우 하루에 50~100여명의 환자를 보기도 하는데 전공의들에게도 적절한 교육수련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조 전공의는 현재의 원격의료 논란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전공의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전공의는 “원격의료에 있어서 전공의들은 기존 선배들과의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며 “우리는 신규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이 부분이 원천 차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새로 개원한 병원에 가기보다는 지금 진료를 보고 있는 의사로부터 원격진료를 통해 진료를 보길 희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3월 10일 투쟁 이후 대전협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향후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의협이 내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원총회, 정기총회 등에 앞서 4월에 임시총회를 여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임시총회를 개최하긴 하겠지만 아직 시기가 미정인 만큼 회원들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