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전공의·분만의사 부족→'모성사망 증가'
학회 김선행 이사장 '인력 지역간 불균형 심화 등 국가적 특단 조치 시급'
2012.11.06 18:31 댓글쓰기

산부인과 전공의 및 분만의사 감소가 급기야 고위험 임신관리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산부인과 전공의와 분만 의사 수가 감소할수록 모성사망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성사망비(Maternal Mortality Ratio)는 출생아 10만 명당 산모 사망의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모성사망을 측정하는 지표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0년 의학잡지 ‘란셋’에 실린 전 세계 국가들의 모성사망비를 비교한 논문에서 한국은 10만 명의 출생아 당 11건의 모성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OECD 국가 평균(10만 명의 출생아 당 11.5건) 보다 낮은 수치지만 불과 4년 만에 다른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모성사망비는 2008년도 10만 출생아 분만 당 8.4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단 4년 만에 분만 당 17.2명으로 2배나 증가했다.

 

더욱이 고령임신 등 고위험 산모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간접 모성사망비는 6배나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산부인과학회 측은 “분만병원 수 감소, 대학병원 인력 부족 등 고령산모 관리에 대한 인프라 약화가 시급한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에 따른 모성사망비의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서 서울지역 모성사망비는 10.8명인 것에 반해 강원 지역은 34.6명으로 나타나 세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학회는 “강원도의 경우 국내에서 분만취약지가 가장 많고 대학병원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곳”이라면서 “결국 산과적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과 신속한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모성사망비가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에는 대학병원에 산부인과 전공의가 없어 분만실을 폐쇄하거나 진료기능이 약화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학회 김선행 이사장은 “이제는 젊은 의사들에게 오로지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만으로 의료소송에 대한 정신적 부담과 응급 진료에 대한 육체적 부담을 이겨내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이라면서 “지금은 서울 경기 지역도 분만 의사나 전공의를 구하기가 어렵다. 국가적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모성사망비는 더 증가할 우려가 크가”고 피력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