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산부인과 전문의 '0'…여성질환 치료 '빨간불'
군 보건의료원 개원 이래 첫 공백…대책 마련 급급
2013.04.23 12:00 댓글쓰기

(청양=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충남 청양군에 상주하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여성질환치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청양군에 따르면 지난 18일 군내에 딱 한 명이던 청양군보건의료원 산부인과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가 3년 의무 근무를 마쳤으나 군보건의료원은 추가로 산부인과 공보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내에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 사실상 산부인과 전문의 공백상태가 발생한 것이다.

 

청양군 산부인과 공보의 공백은 지난 1988년 보건소에서 보건의료원으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청양군보건의료원은 전국적으로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공보의 숫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공보의 제도는 의사·한의사·치과의사 자격증 소지자가 농어촌 보건소나 공공병원 등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대체복무의 일종이다.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문 공보의는 현재 14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양군이 보건복지부가 정한 분만취약지역에 들지 못하면서 공보의 배치를 받지 못했다고 군보건의료원은 설명했다.

 

의료원 한 관계자는 "차량으로 1시간 이내 주변 다른 시·군에 산부인과가 있으면 분만취약지역으로 구분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역 사회가 상대적으로 고령화해 가임 인구가 적은 것도 한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성질환 치료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군내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고령인구가 많아 폐경기 여성 관리나 자궁암 검진 등 각종 진료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마음 놓고 왕복 2시간 넘게 다른 지역에 다녀오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명숙 청양군의원은 전날 열린 군의회 204회 임시회에서 "산부인과는 임신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마음 놓고 진료받을 수 없다면 군에서 시행하는 인구증가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군비를 들여서라도 하루빨리 전문의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에서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은 인접 지역인 홍성의료원으로부터 매주 한 차례 산부인과 전문의를 지원받아 진료하기로 임시조치를 했다. 다른 행정구역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는 환자에게는 교통비를 지급하는 조례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청양군 한 관계자는 "군에서도 우선순위로 삼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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