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원장들 옹호' vs '검사가 압력'
동아제약 리베이트 진실공방 첨예…장기전 예고
2013.06.24 20:00 댓글쓰기

동아제약(現 동아쏘시오홀딩스) 리베이트 사건 공판이 검사와 동아제약 양측 간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는 증인으로 나선 영업사원이 검찰 진술 과정에서 압력을 받았다고 토로하는가 하면, 심문 내용이 의사 옹호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다소 격앙된 모습들이 연출됐다.

 

앞서 10일 열린 공판에서도 검사가 “조금씩 진술이 바뀌는 것 같다. 의협이 회사에 압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일침 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번 공판에서도 판사는 “옹호 발언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동아제약 측에 의구심을 전했다.

 

판사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데에는 증인심문으로 나선 영업사원 A씨가 검사 질문에 대해 답변의 핵심을 벗어나 감정을 호소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해당 검사는 동영상 강의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경위 등을 질문했다. 이에 A씨는 “내과 원장의 경우 최대 5개 콘텐츠, 그 외는 3개를 권유했다. 이 자리를 통해 순수한 생각으로 동영상 교육 강의를 받아들였던 원장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에 검사는 사적인 ‘사과’ 내용을 담은 발언에 대해 “내 질문이 뭔지 아는가”라고 재차 물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사가 “의사에 전달된 노트북에 5개의 PPT 자료가 있죠”라고 묻자 영업사원은 “모른다”고 말하는 등 이 날 검찰 측이 제시한 진술 자료가 상당수 거짓임을 강조하며 검사와 대립각을 유지했다.

 

검사와 마찬가지로 판사 역시 이를 좌시하지 않았다. 판사는 “검찰에서의 진술과 달리 지금 많이 번복하고 있다. 왜 그런가”라며 “옹호 발언을 하지 말라”는 등 피고인 자격으로 자리에 참석한 의사들을 의식하며 A씨를 지적했다.

 

점점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사원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 진술 과정에서의 ‘압력’이 작용했음을 피력한 것이다.

 

A씨는 “판사님께 솔직히 말씀드린다.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진술서가 상당 부분 작성이 돼 있었다. 의사가 동영상 강의 촬영을 끝마치면 노트북을 가지러 갔을 뿐 앞서 전달한 적은 없기 때문에 5가지 유형의 PPT 자료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진술서에 이미 다르게 작성돼 있던 것”이라며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던졌다.

 

A씨는 이어 “당시 진술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지만, 수정되지 않았다. ‘아들도 둘이나 있는데 가만히 있는 것이 신상에 좋다. 전과자 될 일 있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압박이 있었음을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판사는 “진술서에 적힌 내용 중 잘못 된 부분을 스티커 부착으로 표시를 해두라”고 A씨에 지시하는 등 앞으로의 공판이 더 긴 항해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그 밖에 다른 영업사원도 “강의료가 얼마나 지급됐는지는 검찰 진술 과정에서 처음 알았다. 그 전에는 몰랐다”며 지난 10일 공판에 참석한 영업사원들과 같은 논리를 펼치는 등 검사 측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재판부는 사안이 복잡해지고 있음을 인식, 2주 뒤인 오는 7월 8일 공판을 다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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