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의사 부족 사태로 응급실 운영을 단축한 속초의료원이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강원도 응급의료공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속초의료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지난 1월 31일 퇴사, 2월 1일부터 1주일에 4일(목‧금‧토‧일요일)만 응급실을 운영 중이다.
응급실 운영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4명의 전문의가 필요해 속초의료원은 채용 공고를 진행 중이지만 인력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강원도와 속초의료원,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양양군은 지난 10일 속초의료원 회의실에서 속초의료원 응급실 정상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사 인력 충원을 위해 인근 자치단체 보건소 공중보건의 파견 등이 제시됐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회의는 속초의료원장의 응급실 단축 운영 경위와 현재 진행 중인 의사 모집에 대한 상황 보고, 강원도 관계자의 회의 안건 및 협조 사항 설명, 대응 방안 논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용왕식 속초의료원장은 강원특별자치도법 및 조례 개정을 통한 지원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윤승기 강원도 보건체육국장은 인력 확보를 위해 인근 시·군 보건소의 공중보건의사 순번제 파견 및 도내 타 의료원 응급전문의 파견 등을 제시했다.
또한 강원도 및 설악권 4개 시·군 예산을 통한 속초의료원 응급의료센터 한시적 운영 지원 등 3가지를 해결방안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이병선 속초시장을 비롯한 고성, 양양, 인제군의 부군수들은 경력이 적은 공중보건의를 응급의료현장에 투입할 경우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미 시·군에서 공중보건의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해결방안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내 타 의료원 응급전문의 파견 안에 대해서도 외부 인력이 아닌 속초의료원 자체 의료진을 통해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함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다만 강원도와 4개 시·군의 예산을 통한 속초의료원 응급의료센터 한시적 지원에 대해서는 도와 지자체 간 적정 예산 매칭 비율이 조율된다면 의료공백 해소 차원에서 긍정 검토키로 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강원도와 속초의료원, 인근 시·군과의 협력을 통해 속초의료원 응급실 운영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속초의료원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