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서울대학교병원장 임명을 최종 반려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백지상태에서 다시금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장관 제청까지 거친 최종 후보를 대통령이 반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초유 사태에 원내는 설왕설래하는 모습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교육부와 서울대병원에 제19대 서울대병원장 후보로 천거된 2명의 후보 모두에 대해 임명을 반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대병원장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최종 후보 임명을 거부함에 따라 병원 측은 처음부터 다시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제19대 서울대병원장 선거에는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 1984년 졸업), 김용진 교수(순환기내과, 1992년 졸업), 박재현 교수(마취통증의학과, 1987년), 정승용 교수(외과, 1989년 졸업), 한호성 교수(외과, 1984년) 등 총 5명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후보 중 박재현, 정승용 교수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이사회 선출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이 지난 8월 10일이었다.
하지만 이후로 교육부장관 공석 사태 등과 맞물리며 차기 병원장 인선이 미뤄졌고, 최종후보 2인은 무려 4개월 동안 노심초사 대통령의 결정만 기다려 왔다.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 2명의 후보 모두를 반려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고,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원점에서 다시금 제19대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서울대학교 총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있어 병원장 선출이 미뤄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병원장 선출을 주도하는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서울대학교 총장, 교육부·기재부·복지부 차관, 서울의대 학장, 서울대병원장, 서울대 치과병원장, 사외이사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서울대학교 총장이 병원 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現 이사장인 오세정 총장은 내년 1월 31일 퇴임 예정이다.
후임자로는 사회과학대 유홍림 교수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 상태로,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 제청을 거쳐 현재 대통령 임명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장 선출작업이 현 이사장 체제에서 이뤄질지, 차기 이사장 취임 이후로 미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임 총장 취임 이후 일정이 잡힐 경우 이사회 선출과 교육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까지 차기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려면 내년 4~5월 정도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수 병원장 공식 임기는 지난 5월 말 종료됐지만 병원 정관에 따라 ‘직무대행’이 아닌 자동 임기 연장 방식으로 7개월째 병원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최종후보 반려 통보에 적잖이 당혹스럽다”며 “유례없던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동요가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다시금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교 총장 이취임 시점과 맞물려 있어 선출일정 잡는 문제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