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병원장 재선출 상황을 맞이한 서울대학교병원이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한 어수선한 상태에서 해를 넘겼다.
병원 정관에 따라 現 김연수 병원장이 ‘직무대행’이 아닌 자동 임기 연장 방식으로 병원을 이끌고는 있지만 주요 의사결정 등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교육부와 서울대병원에 제19대 서울대병원장 후보로 천거된 2명의 후보 모두에 대해 임명을 반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대병원장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최종 후보 임명을 거부함에 따라 병원 측은 처음부터 다시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장관 제청까지 거친 최종 후보를 대통령이 반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초유 사태에 당혹스러움과 동시에 구성원들의 시선은 재선출에 집중됐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물론 서울대병원 이사회에서도 제19대 병원장 후보 재선출과 관련한 어떠한 행보도 보이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조만간 서울대학교 총장이 교체되는 만큼 서울대병원장 재선출 작업이 미뤄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병원장 선출을 주도하는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서울대학교 총장, 교육부·기재부·복지부 차관, 서울의대 학장, 서울대병원장, 서울대 치과병원장, 사외이사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서울대학교 총장이 병원 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現 이사장인 오세정 총장은 이달 31일 퇴임 예정이다.
후임자로는 사회과학대 유홍림 교수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 상태로,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 제청을 거쳐 현재 대통령 임명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장 선출작업이 현 이사장 체제에서 이뤄질지, 차기 이사장 취임 이후로 미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는 차기 이사장 취임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적어도 유홍림 총장 후보의 대통령 임명이 확정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임 총장 취임 이후 일정이 잡힐 경우 이사회 선출과 교육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까지 차기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려면 4~5월 정도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최종후보 반려 통보에 적잖이 당혹스럽다”며 “유례없던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동요가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다시금 병원장 선출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본교 총장 이취임 시점과 맞물려 있어 선출일정 잡는 문제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19대 병원장 선출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現 김연수 병원장은 단임제 최장수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2일 현재 정해진 임기 보다 217일 더 병원장실을 지키고 있다.
서울대병원장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을 통해 6년까지 병원장 임기를 수행한 사례는 많았지만 단임으로 3년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없었다.
병원장 임기 연장으로 부원장급인 양한광 암병원장과 김효수 의생명연구원장 역시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자동 연장된 상태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