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경증 코로나19 확진자 중 적잖은 환자들이 후각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방역 과정에서 해당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검사 및 격리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들 중 후각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전문가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전역에서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후각 및 미각 상실이 나타나는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어 “특히 후각 상실의 경우, 다른 증상없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확인되고 있다”며 “후각 및 미각 상실을 코로나19 감염자를 선별하기 위한 증상에 추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영국 이비인후과협회와 비과학회 역시 입장문을 통해 “한국, 중국,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중 상당수의 환자들이 후각 상실 또는 후각 저하 증상이 나타났다”며 “대규모 검사가 이뤄진 한국에서는 확진자 2000명 중 30%가 후각 상실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환자들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안타깝게도 해당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현재 검사 대상이나 자가격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김신애 교수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후각 장애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후각 장애의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축농증, 비염 등이지만 원인 미상의 후각 장애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후각 장애의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인 경우는 많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후각 장애로 이어질 확률 자체는 매우 낮다”며 “코로나19 환자에서 보고되는 후각 장애 비율은 굉장히 높은 이례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선제적으로 격리하고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증상으로 후각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전문가들은 후각 장애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료진은 감염 방지를 위해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고한성 공보이사는 “다른 증상 없이 후각 장애만 있는 확진자들이 상당수 있다”며 “코를 진료해야 할 때는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KF94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방수가운, 페이스 실드 등을 장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