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로 제네릭 '위태'···중소제약사 '전전긍긍'
복지부-식약처, 품목 허가·품질관리·판촉물 금지 규정 강화 등 추진
2018.10.02 06: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네릭의 입지가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제네릭 판매에서 나오는 중소제약사들의 한숨도 깊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이 제네릭 난립 문제 해결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검토 중이며, 판촉물 금지 규정 또한 강화되면서 '제네릭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복지부와 식약처는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의약품 허가에서 가격정책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수술을 준비 중이다.
 

허가제도의 경우 공동 및 위탁 생동성 시험 제도를 개편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네릭 갯수가 지나치게 늘어난 원인으로 느슨한 생동성시험 규제가 문제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속적으로 공동 및 위탁 생동 허용 품목을 원 제조업체를 포함한 4곳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위탁 생동 자체가 폐지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동 및 위탁 생동 규제보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문은 가격정책이다. 식약처의 제네릭 난립을 막을 대안 중 하나로 약가인하 제도 등을 통한 규제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그림은 알 수 없지만, 제네릭 제품의 등록 시기가 늦어질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계단식 약가인하' 제도가 재시행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외부환경의 변화와 함께 내부 규정도 나날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글로벌 수준의 판촉활동 기준 도입이 대표적인 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IFPMA(국제제약협회연합)의 윤리경영지침인 자율규약의 주요 개정사항을 공정경쟁규약과 공정경쟁규약심의위원회 심의기준에 반영키로 결정했다.
 

당초 협회는 현재 시행 중인 규정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방향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입장을 선회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행 CP규정도 엄격하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쪽으로 가는게 더 좋다는 내부 의견이 많아 입장을 바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규정에는 스포츠, 레저, 취미, 오락과 관련한 물품의 판촉물 사용을 금지하고 관광, 스포츠, 레저 등의 부대시설이 있는 곳에서 제품설명회 등의 행사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촉물 규제 강화로 인해 제네릭 판매에 집중하는 중소제약사들의 타격이 크지만 신약 및 개량신약 등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며 브랜드 가치도 높은 상위사들에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으로 돈을 벌었던 중소제약사들에겐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며 "공동 및 위탁 생동이 규제되면 제네릭 생산이나 허가 진행 시 비용 부담이 크고, 판매할 때도 판촉물 활동이 제한돼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약업계가 윤리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적은 맞지만 속도 및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음성적 영업활동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제약사 관계자도 "발사르탄 사태는 제네릭의 문제가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며 "그러나 제네릭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양한 조건 속에서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는데, 이상적인 기준을 설정해놓고 '모두 따르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규제 만능주의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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