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 대기록 '간이식 8000례'
30년 열정·환자 사랑 '세계 최초' 달성, 코로나 유행에도 年 500례 실시·생존율 98%
2022.11.15 05:10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최근 세계 최초로 8000번째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년 퇴임 후에도 석좌교수 신분으로 30년째 간이식술을 이끌고 있는 이승규 교수의 열정과 집념의 결과이기도 하다. 


8000번째 사례는 간암으로 투병 중인 이모 씨(남, 47세)에게 아들 이 씨(남, 18세)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한 생체 간이식 수술이다. 간이식을 받은 아버지는 꾸준히 회복해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이식을 시작으로 9월 말 기준 생체 간이식 6658건, 뇌사자 간이식 1342건을 실시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감염 관리를 통해 연 500례가 넘는 간이식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해왔다. 수술 성공률은 98%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국내 간이식 최장기 생존자 등 '기록의 역사' 산실


또한 국내 간이식 최장기 생존자(1992년 당시 42세)를 비롯해 국내 첫 소아 생체 간이식 환자(1994년 당시 9개월) △국내 첫 성인 생체 간이식 환자(1997년 당시 38세) △세계 첫 변형우엽 간이식 환자(1999년 당시 41세) △세계 첫 2대1 간이식 환자(2000년 당시 49세) 모두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건강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199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 우엽 간이식’은 현재 전 세계 간이식센터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승규 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1 생체 간이식’은 간 기증자와 수혜자 범위를 넓힌 데 의의가 크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는 간이식술의 85%는 생체 간이식이다. 이는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서 높은 생존율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수술 성공률이 매우 낮은 중증 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간이식 생존율이 98%(1년), 90%(3년), 89%(10년)로 매우 높다.


우리나라보다 간이식 역사가 깊은 미국의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간이식 후 1년 생존율이 평균 92%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수치다.


2017년에는 생체 간이식 환자 361명 전원이 생존해서 꿈의 수치인 사망률 0%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10년간 시행한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은 99%에 달한다.


면역학적 고위험군인 ABO 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은 서울아산병원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으며,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대등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간 기증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생체 간이식 기증자 중 사망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간이식 불모지에서 차곡차곡 수술 기록을 쌓아 8000례까지 이를 수 있던 배경에는 단단한 팀워크가 자리해있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의료진 뿐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모든 의료진이 ‘원 팀’으로 절체절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매 순간 혼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죽음의 기로에 섰던 많은 환자들이 우리 도전에 큰 용기로 응했으며 모범적인 건강관리로 간이식 역사에 좋은 이정표가 됐기에 간이식에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간질환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수준을 국내외 의료계에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화도 있었다. 1955년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우리나라 의사들에게 선진 의술을 전파했던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이 60년 후인 2015년 서울아산병원의 생체 간이식을 배우고 싶다며 협력을 요청해온 것이다.


국내 병원 최초로 제자가 스승을 가르치게 된 소위 '미네소타판 청출어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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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객 11.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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