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암(癌) 진단, 청소년 자살 충동 포함 건강 취약"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음주‧우울감 증가 요인"
2022.12.15 11:47 댓글쓰기

부모 암 진단이 청소년 자녀의 건강을 취약하게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살 충동이 또래 대비 3배가량 증가하는 등 부모 암 진단으로부터 5년 이내 청소년 건강이 특히나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팀은 15일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12~19세 청소년과 일반 또래 청소년 3429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여성 암환자 26%, 남성 암환자 10%가 30~49세에 암을 진단받는다. 암에 걸린 부모는 건강 악화와 의료비 부담으로 자녀 양육이 어려워지며, 자녀 삶의 질도 악화된다.


특히 청소년은 부모의 간병과 치료비 부담으로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사춘기인 만큼 신체·정서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잃는다는 두려움을 느끼면 정신문제까지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부모의 암 진단 후 자녀의 정신건강이나 양육을 지원하는 체계가 없으며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 266명과 그렇지 않은 또래 대조군 3163명의 건강행동 및 정신건강을 비교분석했다.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암 진단 5년 미만과 5년 이상으로 구분됐다. 연령·성별·가계 월 소득은 조정이 이뤄졌다.


또래 대비 건강행동(이상체중, 음주, 흡연, 예방접종)은 부모가 암 진단 5년 미만인 청소년이 음주가 최대 1.7배, 독감 예방접종률이 약 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계획·시도)은 부모가 암 진단 5년 미만인 청소년에서 자살을 생각·계획·시도한 비율이 또래 대비 최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 증상은 또래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어머니의 암 진단 시에는 또래 대비 1.7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가 암 진단 5년 이상 경과한 청소년은 음주, 독감 예방접종, 우울 증상, 자살생각·계획·시도 비율 모두 또래와 비슷했다.


즉,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처음엔 스트레스를 받고 심리적 취약성을 나타내지만 5년 시간이 흐르면 일반 또래집단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김계형 교수는 “암 진단 직후 가장 불안정하고 5년 정도 경과하면 안정을 되찾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연구는 자녀 건강이 부모 상태와 관련성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들의 적응과 회복을 돕기 위해 암 진단 후 1년 내 정신건강 검진이 필요하며, 흡연·음주를 예방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