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장 상의하달 vs 연세의료원장 하의상달
윤을식 고대안암병원장 내정, 총장 지명 후 교수투표···독특한 선출 방식 재조명
2023.02.08 05:41 댓글쓰기



차기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윤을식 現 안암병원장이 내정되면서 고려대학교만의 독특한 의료원장 선출 방식에 다시금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고대의료원장은 총장이 후보자 1인을 지목한 후 의과대학 교수의회에 통보하는 상의하달(上意下達) 방식으로 결정된다.


고려대학교와 함께 명문 사학의 대표주자인 연세대학교가 교수들이 선출한 후보를 법인 이사회에서 선택하는 하의상달(下意上達) 방식으로 의료원장을 선출하는 것과 정반대다.


국립대학교 총장이나 병원장의 경우 공개모집 형태로 선정되는 반면 사립대학의 경우 대부분 재단이나 이사회를 통해 결정되는 게 통상적이다.

 

국내 대표 사학인 두 대학교의 경우 구성원 뜻이 반영되는 선출방식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타 사립대학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그 뜻이 전달되는 방식의 민주성을 놓고는 늘 설왕설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연세의료원장의 경우 본인 의지에 의해 출마하고 구성원들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최상위 기구에 전달돼 낙점받는 구조다.


반면 고대의료원장은 선거 시작인 출마단계부터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운영된다. 총장이 후보자를 지목한 후 교수들의 동의를 얻는 방식이다.


교수의회는 의료원장 내정자의 정견발표를 거쳐 인준투표를 진행한다. 내정자는 이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의료원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


물론 인준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지난 2011년 총장이 낙점한 인물 2명이 연거푸 인준에 실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의대 교수들은 총장의 일방적 지명이 아닌 학교, 서열 등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공모를 통해 의료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뜻을 관철시키지는 못했다.


이후로도 상의하달(上意下達)식 의료원장 선출 방식은 지속됐고, 이번에도 김영훈 의료원장 임기종료를 앞두고 잠재적 후보군들은 총장 지명을 노심초사 기다려야 했다.


이번에 총장 지명을 받은 윤을식 내정자는 예전과 동일하게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등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을 순회하며 교수 500여 명을 대상으로 정견발표를 진행한다.


정견발표 후 의대교수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해야 임명을 확정지을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정견발표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2019년 12월 취임 이후 선 굵은 행보를 보이며 연임까지 성공했던 김영훈 의료원장은 정년퇴임으로 정상적인 임기보다 일찍 자리를 내려 놓게 됐다.


김영훈 의료원장은 지난 2021년 10월 1일부터 연임 임기를 시작한 만큼 정상적이라면 2년 후인 2023년 9월 30일이 종료일이었다.


하지만 2월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 정관상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  임기 연장은 불가했다.


대학 측은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 겸임 규정 변경까지 고민할 정도로 김영훈 의무부총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지만 내부 정서 등을 감안해 신임 부총장 선임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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