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수 있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가 국내 최초로 허가됐다.
특히 우월한 두피, 눈썹, 속눈썹 모발 재성장 효과가 확인된 만큼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는 1차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국릴리(대표 크리스토퍼제이 스톡스)는 12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올루미언트의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올루미언트는 지난 3월 2일 18세 이상 성인 환자에서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허가 치료제로 허가의 기반이 된 BRAVE-AA 1, 2는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가 대상인 최초의 3상 임상 연구였다.
이날 행사에서 서울대학교병원 권오상 교수(대한모발학회 부회장)와 강동경희대병원 유박린 교수(대한모발학회 학술이사)는 원형 탈모증 현황과 최신 치료지견을 공유했다.
국내 원형 탈모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연간 약 17만명이다. 이 중 2040 젊은 환자의 비중이 60%로 과반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원형 탈모증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한다.
하지만 약 40% 환자가 1년 내 재발을 경험하고 심한 경우 두피의 모든 모발이 빠지거나(전두 탈모) 전신의 털이 빠지는(전신탈모) 등 더 광범위한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원형 탈모증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위험도 크다.
유박린 교수는 “정신과적 장애 유병률이 66~74%에 이를 정도로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에게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상 교수는 올루미언트의 작용 기전과 허가의 기반이 된 BREAVE-AA 1, 2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지난 2023년 3월 발표된 BRAVE-AA 1, 2의 52주차 확장 연구 논문의 제 1저자다.
올루미언트는 BREAVE-AA1, 2 임상 연구를 통해 36주차에서 위약 대비 우월한 두피, 눈썹, 속눈썹 모발 재성장 효과를 확인했다.
원형 탈모증은 치료를 장기간 지속하는 게 중요하며,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의 경우 모발 재성장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BRAVE-AA 1, 2 임상 연구는 52주차 확장 연구를 포함해 향후 최대 200주까지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권 교수는 “52주차 확장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올루미언트 4mg 치료를 52주까지 지속했을 때 두피, 눈썹, 속눈썹 모발의 재성장 효과가 계속해서 개선됐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으려면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권오상 교수는 “장기 치료에서 새로운 안전성 징후가 관찰되지 않은 만큼 올루미언트가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1차 표준 치료제로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