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비만‧간(肝) 무게, '이식 성공' 관건
서울아산병원 김기훈·김상훈 교수팀, 복강경 간절제술 영향 요소 분석
2023.12.13 14:43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 교수(맨 오른쪽)팀이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국내 의료진이 간(肝) 이식을 위한 복강경 간절제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분석, 제시했다.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 시행 시 적합한 기증자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김상훈 교수팀이 복강경 간절제 수술을 받은 간 기증자 500여 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비만도·이식간 무게·수술 시간·해부학적 변이 등을 고려한 기준으로 간 기증자를 신중하게 선별해야 안전한 복강경 간절제술이 가능한 것을 입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 기증자에게 복강경 우측 간절제술을 시행한 결과와 위험 요소를 분석한 최대 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엄격한 기준으로 간 이식 적합 기증자 선별해야 안전"


연구팀은 지난 2010~2018년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경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5개 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을 위한 복강경 우측 간절제술을 받은 기증자 543명을 대상으로 개복수술 전환율 및 합병증 발생률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복강경 우측 간절제술은 기증자 복부에 직경 1cm 구멍 3~5개를 뚫고 그 안으로 복강경 기구를 넣어 우측 간을 절제한 뒤, 치골 상부의 작은 구멍으로 절제된 간을 빼내는 고난도 수술법이다.


우선 복강경수술 도중 간문맥 손상, 출혈 등으로 인해 개복수술로 전환된 비율은 1.7%였다. 간 기증자가 BMI(체질량지수) 30 이상 비만일 경우 개복수술 전환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상처부위 감염, 간문맥 혈전 등 경미한 합병증 4.8%, 담관 협착, 담즙 누출 등 주요 합병증이 4.4%였다. 담도 협착 및 담즙종 등 합병증 발생률은 3.5%였다.


주요 합병증과 담도 합병증 발생 위험 요인은 이식한 간(肝) 무게가 700g 이상이거나 수술 시간이 400분 이상일 때였다.


담도 합병증 중 1명은 자연 치유됐으며, 18명은 중재술이나 재수술이 필요한 정도였다. 이는 대부분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 시행 초기에 발생한 사례였다.


즉, 수술 건수가 누적되면서 적합한 기증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확립되고 의료진들 노하우가 뒷받침되면서 합병증을 비롯한 개복수술 전환 등 위험이 점차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를 종합해 적합한 복강경 간기증자 선별 기준으로 ▲기증자 BMI 30 미만 ▲수혜자 체중 대비 간(肝) 무게 비율 1.0 초과, 잔여 간 비율 35% 초과 ▲정상적인 혈관, 담즙(담관) 구조 ▲재건할 간정맥 수는 소량 ▲이식 간 무게 700g 이하 등을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 교수팀은 지난 2008년 아시아태평양 최초로 순수 복강경 수술을 통해 간이식 기증자의 간을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총 364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연구팀이 제시한 기준으로 복강경 간절제술을 받은 간이식 기증자에게서 단 1건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기훈 교수는 “최근에는 숙련된 의료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확대된 기준으로 기증자를 선정해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복강경 간절제술이 시행 초기인 센터에서는 비만도, 이식 간 무게, 해부학적 변이, 수술 시간 등을 고려한 신중한 기증자 선택 기준을 지켜야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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