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암환자 "오래 사는 것보다 삶의 질"
보건의료연구원, 암환자 치료결정에 있어 의사와 환자 '인식 차이' 확인
2023.12.14 12:02 댓글쓰기

암환자 치료법을 결정할 때 환자와 의료진이 각각 우선시하는 차이가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간극은 환자와 의료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만큼 근거 기반 임상진료지침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 개발 필요성 제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 이하 보의연)이 국내 노인 암환자와 전문의들의 노인 암환자 치료의사결정 관련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보의연이 65세 이상 노인 암환자 200명과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노인 암환자는 항암치료 목표로 ‘삶의 질’(75%)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는 ‘생존기간’(25%)을 택한 비율보다 3배 높았다.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법 선택 시 주요하게 고려한 요인은 의사 권유(64.8%), 본인 결정(20.1%), 가족 결정(13.4%), 지인 권고(1.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의들은 치료법 결정 시 1순위로 고려하는 요인으로 ‘환자 결정(24.9%)’을 꼽았다. 2순위로 요인은 ‘암 병기’, 3순위 요인은 ‘환자 기능상태’였다.


환자는 의사 말 따라, 의사는 환자 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치료의사결정 중 갈등이 생기는 이유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서도 환자와 의료진의 간극이 확인됐다.


환자들은 치료의사결정 중 의료진과 갈등을 빚는 대표적 이유로 ‘환자 자신에게 최선의 치료법이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점’과 ‘의료진의 불충분한 정보 제공’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암환자들은 치료의사결정 갈등 항목에서 ‘어떤 선택이 나에게 최선인지 명확하다’에 39%만이 동의했고, ‘더 많은 조언과 정보가 필요하다’에 동의한 비율은 80%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노인 암환자에 더 나은 치료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개선점으로 ‘노인 암환자 치료 관련 임상진료지침 개발’(38.7%)을 가장 많이 택했다. 


환자들이 가장 원한 ‘치료 관련 정확한 정보 제공 또는 홍보’(25.4%)는 그다음이었다. 


이재태 보의연 원장은 “진료현장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향후 보의연과 전문학회가 긴밀하게 협력해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을 조속히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박동아 보의연 선임연구위원은 “원활한 공유의사결정을 위해 국내 노인 암환자에게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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