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이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기관과 산업계가 관련 정책에 대한 현황과 기업들의 대처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가 지난 11일 서울 정동1928 센터에서 제6차 포럼을 열고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전문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이동희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상근부회장이 좌장으로, 안영진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 오영진 식약처 글로벌정책추진단장 등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제언과 계획을 전했다.
안영진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R2R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라며 “규제외교를 합쳐 정부가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올해 역시 지속적으로 규제개선 3.0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2R(규제기관 간 협력)은 해외 규제 기관과의 파트너십 및 협업으로 한국에서 허가된 의약품을 해외에서도 스탠다드에 맞게 완화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규제외교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어서 진행된 주요 토론 발제자로 나선 서아론 한국거래소 중소기업회계지원센터장은 국내 제약사의 상장이 어려운 이유, 기업공개(IPO) 현황과 전략 등을 제언했다.
"코스닥, 제약바이오 비중 커···기술특례 상장 57%는 바이오테크"
서아론 한국거래소 센터장은 “코스닥 초기 제조업 쏠림이 컸으나 최근엔 바이오 기업 군이 균형 있게 포진하고 있다”라며 “0.4%에 불과하던 비중이 2021년 기준 23.2%까지 늘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코스닥은 재무상황에 상관없이 유망 기술 기업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기술특례 상장’ 제도라는 것을 도입했다”라며 “2005년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185개 회사가 특례 상장했고, 이 중 57%는 바이오테크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요 진입 경로인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2021년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서 센터장은 “2021년 이후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 바이오테크 비중이 대폭 낮아졌다”라며 “금리인상·주가급락·횡령사건·투자심리 악화 등 바이오 업종에 대한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3년 1분기 바이오 등 벤처 투자 실행 금액은 2021년 대비 4분의1 수준이고 비중도 줄었다”라며 “현재 바이오 산업은 자본시장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본시장 의존 큰 만큼 '신뢰구축' 중요···특혜에 책임감 따라"
특히 서 센터장은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바이오 기업은 매 순간 면밀한 검증과 예측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이 자본시장 의존도가 큰 만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서 센터장은 “바이오 산업은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 중심으로 생태계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라며 “의사·약사·박사 등 고급 인력이 동참하고 있는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산업의 미래가 밝은 이유이지만 결국 자본시장은 ‘신뢰’가 축적될 때 효율화 된다”라며 “이 분야는 전문가의 리더십·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꽤 많은 특혜가 바이오 산업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특혜에 부합하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특정 제약바이오 기업의 부정행위는 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가 있다”라며 “장기 자금 수급 계획, 여유 자금의 선제적 확보가 필요하다. 상장 이후엔 돌연 투자 회사화되는 경향도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게 투자자와 신뢰 구축이기에 바이오 회사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며 “상장은 개인회사가 아닌 공개회사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성 확보가 관건이기에 경영할 때 마치 상장회사인 것처럼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