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병원협회 이상덕 회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이 의과대학 증원 사태 장기화로 신음하고 있는 병원계 위기 극복을 자청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정부, 국회 등 풍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료대란 사태 해결에 나서는 한편 병원계 종주단체인 대한병원협회를 명실상부한 정책 파트너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각오다.
이상덕 회장은 지난 26일 제42대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 입후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절체절명 위기에 놓인 병원들의 고충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진료공백 사태와 관련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들 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한국 의료가 세계적 반열에 오르기까지 임상, 교육, 연구에 있어 이들 병원 역할이 절대적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그동안 쌓아온 위상이 붕괴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 전문병원 주목 감사하지만 대학병원 모든 중증진료 대체는 불가능"
이상덕 회장은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들이 절체절명 위기에 처해 있다”며 “작금의 상황은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를 위해서라도 이들 병원이 굳건해야 한다. 지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전문병원 역할론을 조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문병원을 주목해 준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대학병원의 중증진료를 모두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각계 각층의 폭넓은 네트워크가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작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꺼이 소통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덕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병원들 목소리를 내고, 알릴 것은 알리는 소통의 창구를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병협은 지금까지 정부 정책에 부응하거나 문제 발생 후 수습하는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 있었지만 앞으로는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의료정책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정책이 수립, 실행되는 과정에 적극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정부 정책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의료정책 등 정부 정책 파트너로서 위상 확립 더 적극적 참여"
아울러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보이지 않는 반목에 대해서도 쾌답을 내놨다.
이상덕 회장은 “병원협회에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중소병원, 전문병원, 요양병원 등 여러 유형의 병원들이 가입해 있고, 다양성은 얼마든지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을 포함한 종별 병원의 회무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 구축과 함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병원을 주축으로 하는 헬스케어 산업이 실질적인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를 천명했다.
이상덕 회장은 “해마다 최고의 젊은 인재 3000여 명이 의료계에 투신한다”며 “이들 역량을 모아 의료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이 국경과 바다를 넘어 세계의 병원과 병원을 연결하고 있다”며 “고령화, 탄소 중립, 팬데믹 등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섬기는 리더십, 겸허한 리더십’을 지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난 35년간 의업(醫業)을 수행하면서 오롯이 환자를 섬기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병협회장이 된다면 회원병원을 섬겨 국민 신뢰를 받는 병원계가 되도록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정부, 병원계 등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려 회원병원들의 경영환경 개선이라는 ‘실리’를 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덕 병원장은 경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일본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과 미국 컬럼비아대학병원에서 연수했다.
2011년 대한전문병원협회 창설을 주도한 뒤 2021년 제4기 회장에 선출돼 임기를 수행 중이다. 현재 대한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도 맡고 있다.
한편, 제42대 대한병원협회 회장선거는 오는 4월 12일 오후 3시 30분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치러진다.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박대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