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상급종합병원…'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4기 45곳→5기 47곳으로 경기 남부·부산 '2개' 증가
2024.05.04 06:14 댓글쓰기



[편집자주] 각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대학병원들 최고 관심사를 꼽는다면 단연 상급종합병원 유지 및 지정일 것이다. 그만큼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지원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은 종합병원보다 5%p 많은 30%의 가산수 가를 적용받아 건강보험 요양급여상 혜택을 받는 등 금전적 이익도 함께 얻게 된다. 그렇기에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기가 오면 병원계는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최상위 병원들의 경우 유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탈락권과 신규 진입을 노리는 병원들은 더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2023년말 진행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경우 이전에 비해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위기감이 팽배한 분위기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확대를 보건복지부가 사전에 예고했던 탓이다.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수년간 준비했던 신흥강자 등장이 기대감이 쏠렸고 이는 실제로 이뤄졌다. 지난 4기 45곳이던 상급종합병원이 5기에서는 47곳으로 2개가 늘었다. 주인공은 경기 남부권 성빈센트병원과 부산지역 고신대학교병원이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2개소 확대 47개 지정


이번에 지정된 제5차 상급종합병원은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갖게 된다.


3개 병원이 신규 지정되면서 경기 남부권은 기존 4개에서 5개로, 경남 동부권은 기존 5개에서 6개로 각각 상급종합병원 수가 1개씩 증가했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은 7개 절대평가, 5개 상대평가, 3개 가·감점 항목으로 구성됐다.


7개 절대평가는 ▲ 진료기능 ▲교육 기능 ▲인력 ▲장비 ▲의료 서비스 수준 ▲환자구성상태, 시설 등이다. 5개 상대평가는 ▲환자구성 상태 및 회송체계 ▲인력 ▲의료 서비스 평가 ▲교육 기능 ▲공공성을 포함했다. 3개 가·감점 항목은 ▲간호대학실습 교육 협약 ▲ 병상 신증설 사전협의 등이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는 예비 지표로 적극적 중증응급환자 수용 및 치료를 위한 응급의료 관련 지표와 간호교육체계 확립을 위한 교육 전담 인력 관련 지표가 추가됐다. 또 입원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이 최소 34% 이상(기존 30%)이어야 하며, 상대평가 만점 기준은 50%(기존 44%)로 높였다. 


이를 토대로 새로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3개 병원이다. 


반면 제4기 상급종합병원이었던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은 제5기에 포함되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 외에도 제5기에 도전한 제주대병원, 중앙보훈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강원대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등 6개 병원은 고배를 마셨다.


총 54개 의료기관이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해 경합을 벌인 결과다.


이번에 지정된 제5기 상급종합병원은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갖게 됐다. 


복지부는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의료기관의 제출자료 및 건강보험 청구실적을 토대로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해 12월 말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관을 최종 발표했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선정에는 지역의료 강화를 염두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정 병원의 분포를 보면 이 같은 안배가 기본 토대에 깔렸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해당 안배를 토대로 병원들의 실질적 평가가 합쳐져 만들어낸 결과다.


실제로도 권역별로는 4기 대비 경기남부권역이 1개소, 경남동부권역이 1개소 증가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 4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료기관이 경남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뉘지면서 권역별 불균형적인 병상수 배정 및 전공의 미확보 등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병원은 원인 해결을 위한 행보에 집중했고 그 결과 제5기 평가에서 강점을 보였던 중증질환을 토대로 전공의 수급과 감염병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상급종합병원에 안착했다. 


오경승 병원장은 “불합리한 구조적 절대평가 속에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고신대병원은 지난 73년 간 이어온 중증치료의 노하우와 함께 직원들이 일심동체 노력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가톨릭성빈센트 “의료 질(質) 평가 집중 관리”


1967년 6월 3일 경기남부지역 최초 대학병원으로 문을 연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 각고의 노력 끝에 제5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신규 지정됐다.


의료 질 평가 3년 연속 전(全) 부문 1등급 및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 전 부문 1등급 획득, 입원환자 중증도 만점 수준 유지 등 의료서비스와 환자 안전관리 부문에서 최상의 평가를 유지한 것이 발판이 됐다.


주진덕 前의무원장은 “성빈센트병원은 이번 상급종합병원 승격으로 지역 중추 의료기관으로서 고난도 중증질환에 진료 역량을 집중할 환경과 토대를 마련한 만큼 경기 남부지역 의료 발전에 한 층 더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건양대병원 “질평가 관리·최신 투자 확대”


건양대병원 역시 지역 강자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꾀했다.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과 심장, 뇌졸중과 같은 응급질환의 적정성 평가에서 수년간 1등급 의료기관의 자리를 고수해 왔다.


지난 2021년 5월에는 최첨단 시설과 장비로 무장한 새병원을 건립했고 암센터, 로봇수술센터, 심뇌혈관센터, 내과센터 등을 신설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지역 의료복지 향상에 집중했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은 “새 병원 개원을 비롯해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우수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며 지역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라고 생각된다”며 “그간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했던 대전충남지역 의료수준 향상을 이끌어가는 대학병원으로서 맡은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상급종합병원 권리 넘어 책임도 강화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지만 정부 규제도 강화된다.


복지부는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점검한다.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및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상급종합병원 의료이용 실태와 의료자원 등을 분석한 ‘의료 지도’를 작성해 진료권역을 재설정하는 등 현실에 부합하는 개편안을 마련한다.


지정 후에는 중간평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적합한 성과 기반 보상체계 마련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실제 복지부는 선정 직후 지역 내에서 중증응급 최종치료가 가능토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의료질평가를 성과 기반 평가체계로 변경하는 등 각종 의료 기관 평가체계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즉, 정책 방향과 의료기관 간 유기적 연계 강화를 위해 의료기관 줄 세우기라는 비판이 있는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기관 가산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서 지역 완결의료와 의료 질(質) 성과 향상에 기여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 차관은 “수요와 공급 등 의료현실과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의료기관 평가체계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 려해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체계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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