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휴진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분만병원들은 오는 6월 18일 의료계 전면 휴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병원들도 분만실 등 응급‧중증 환자 진료는 멈추지 않는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임원들은 이달 18일 대한의사협회 차원의 총파업 날에도 정상 진료키로 했다. 분만 같은 필수의료는 휴진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임원 13명은 최근 이틀 동안 온라인 회의를 통해 집단휴진에 동참하지 않기로 하며, 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도 원래 휴일이었던 의료진만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회원 병원들에게 협회 차원 지침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분만병의원협회에는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분만병의원협회는 예정된 출산과 응급 산모를 위해 병원을 지키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계 투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분만병의원협회는 최근 회원 병원들에 서신을 보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라는 정책 방향은 현 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정책은 분만인프라 유지와 발전에 필요한 지원은 고사하고 오히려 분만 의료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만 분야 운영난 속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도 산과 지원자가 늘지 않으며,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의료사고처리특례법도 민사소송의 부담이 남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분만병의원협회는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먼저 투쟁에 나섰다"면서 "우리 역시 투쟁 현장에 즉각 달려가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그러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사들 투쟁은 과(科)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의료분야 품질과 접근성을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싸움"이라며 "여러 형태의 동참으로 우리는 전체 의사 투쟁에 참여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분만병의원협회는 "의료계 전반 투쟁을 지원함과 동시에 분만 의료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의협 투쟁 기금 마련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