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허가 보류 간암신약 '美FDA 재도전'
7월초 항서제약 등 식품의약국과 현지 미팅, "재심사 서류 제출 권고받아"
2024.07.15 17:27 댓글쓰기



HLB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지난 7월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날 미팅에서 FDA가 CRL(보완요청서신) 발급으로 지연됐던 HLB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본심사를 다시 속행하기 위해 재심사 신청서 제출을 권고하면서 허가 절차가 재개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은 7월 2일 캄렐리주맙 퍼실리티(Facility, 생산시설) 보완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FDA와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FDA는 CRL 발급으로 지연됐던 본심사를 다시 속행하기 위해 “재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와 함께 공식 문서(PAL, Post Action Letter)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항서제약은 별도 실험이나 서류 준비 없이 실사 이후 2차례에 걸쳐 제출한 보완자료를 반영해 FDA에 신약허가 신청 서류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FDA는 해당 서류를 접수 후 판단 기준에 따라 최대 2개월(Class 1) 또는 6개월(Class 2)로 심사기간을 정해서 이 기간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HLB는 글로벌 3상(CARES-310) 최종 임상결과 데이터를 이번 재심사 요청 서류와 함께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FDA, 첫 심사에서 항서제약 CMC·임상시험 실사 미완료 지적


HLB는 지난 5월 17일 “간암 1차 치료제로 미국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관련해서 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HLB에 따르면 FDA가 CRL을 통해 보완 요구한 사항은 두 가지다.


구체적으로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일부 미비한 점으로 인해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리보세라닙 승인 보류 ▲해외여행 제한으로 인한 BIMO Inspection(임상 사이트 실사) 미완료 등이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지난해 5월 16일 리보세라닙 NDA를, 항서제약은 지난해 5월 31일 캄렐리주맙의 BLA를 신청했다. 캄렐리주맙은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PD-1 항체 저헤제로 면역항암제다.


FDA는 병용요법을 하나의 약물로 보고 CDER로 이관해 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1년여 심사 결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CMC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FDA는 CMC 외에도 ‘여행 제한으로 인한 BIMO 미완료’를 CRL 발행 이유로 꼽았다.


BIMO는 FDA가 임상 스폰서(제약사), CRO(임상시험수탁), 병원 등 3~5곳의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FDA는 실사 미완료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HLB는 러시아(13개소), 우크라이나(8개소)로 추정하고 있다. 


미완료 사유가 ‘여행 제한’으로 기재됐기 때문이다.


HLB “CMC 지적사항 이미 보완, 추가 사항 없다”


CRL 수령 직후 HLB는 CMC 전반(제조공정)이 아닌 퍼실리티 문제라며 “최근 5년간 CMC 문제로 이슈가 돼서 CRL을 받은 경우 다시 허가를 받는 기간이 평균 6.7개월”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명 과정에서 FDA로부터 지적받은 부분이 CMC 어느 부분인지에 대해 입장을 번복하면서 주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일각에서는 “CMC 문제로 보완 과정을 거치게 될 경우 지적받은 부분에 대한 데이터를 다시 수집하고 각각의 evidence(근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HLB는 FDA와 미팅 결과 항서제약이 별도 실험이나 서류의 준비 없이, 실사 이후 2차례에 걸쳐 제출한 보완자료를 반영해 FDA에 BLA 서류를 다시한번 제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FDA가 허가를 해주려면 완전한 서류를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서류들을 한 묶음으로 제출하길 요청한 것”이라며 “앞서 CRL 사유 발생했을 당시 제출했던 서류들을 다시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HLB “BIMO 이슈는 CRL 주요 사유 아니다” 주장


HLB는 당초 실사 미완료 국가를 러시아, 우크라이나로 추정하며 “BIMO는 회사가 할 일이 아니라 FDA가 진행할 사안이며 해당 국가를 방문하면 하루면 끝나는 일이다. 심지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이건 우리 귀책 사유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FDA 귀책 사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바이오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전쟁 지역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임상 설계 및 결과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 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임상 3상은 121개 의료기관에서 5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아시아인 82.7%, 비아시아인은 17.3%였다”며 “백인(코카서스 인종) 비중이 적은 데다, 백인 비율이 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실사도 어려웠기 때문에 임상시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HLB는 FDA 미팅 결과 BIMO 이슈가 CRL 주요 사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CRL 주요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서류를 제출하면 FDDA가 재심사 기간 중 BIMO 실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IMO 미완료 국가와 정확한 미완료 사유에 대해서는 미팅 후에도 확인되지 않았다.


HLB 관계자는 “FDA에서 국가를 말해주진 않았다. 다만 이제 여행이 충분히 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HLB “해고한 미국 마케팅 인력, 향후 재고용 예정”


CRL 수령 전까지 HLB는 미국 FDA를 허가를 사실상 확신하며 미국 내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냈다.


올해 9월 초 판매 개시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마저도 8월 중순으로 앞당기면서 현지 마케팅 및 영업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이에 미국 내 영업사원이 약 60명까지 확보됐으며 7개 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에서 주요 암센터 전문의들과 미팅도 활발히 진행했다.


그러나 신약 허가가 보류되고 재심사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 되면서 충원 인력에 대한 해고를 진행했다.


HLB 관계자는 “미국은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인력을 수급하고 해고한다”며 “FDA 허가가 늦어지게 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져 해고 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HLB는 제품 승인을 확신하고 리보세라닙 초도물량을 생산했는데, 추가 생산도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리보세라닙 추가 생산은 진행하지 않고, 기존 생산 의약품은 24개월 냉동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관할 예정”이라며 “재심사까지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HLB는 재심사 절차에 따라 사업 계획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앞서 일부 인원에 대한 해고를 진행했는데, 허가가 이뤄지면 다시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며 “허가 후 바로 판매하는 게 HLB의 원칙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상황을 보고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생산한 초도물량에 더해 추가로 생산해 판매를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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